대리운전 브이로그 / Replacement Driver VLOG

2022 / Kyohwan Koo / KMDb
★ 3.4

내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연마해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을 어떤 중간물 형태로 남겨놓을 수 있다면. 대리운전 브이로그는 2x9의 꽤 괜찮은 중간물같다. 90년대 크리스토퍼 도일의 조용하면서도 화려한 카메라웍을 연상시킨다. DI 보정이 적당히 세련되어 보는 맛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크리스토퍼 도일을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영화가 무척이나 왕가위의 영화와 닮아있어서 였나보다. 등장하지 않는 소정이를 그리워한다던가, 영화를 관통하는 공허함과 그리움. 그리고 나직히 들려오는 나레이션들. 단순한 모방이나 오마주처럼 느껴지지 않은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 때마다 이 영화가 생각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