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램프라디오 / Girl, Lamp, Radio

2023 / Minhyuk CHE / IMDb
★ 2.5

생애 첫 VR 영화였다. 보는 내내 문제가 많게 느껴졌다.

좋았던 점은,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관객이 영화에 object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가 타인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는 없고 단순한 관찰자의 역할로서 존재하기만 한다.

좋지 않았던 점들에 대해 말하자면..

  • 일단 렌더링이 너무 조악하다. 초반 장면에서 실시간 렌더링이 되지 않아 내 perspective에 맞춰 environment가 반박자 느리게 on-demand로 렌더링되고 있었다. 처음 영화에 접속한 것인데 그 경험의 시작부터 영화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 모델링은 더 조악하다.. 마치 10년 전 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 내 자리에 서서 인물이나 모델링된 모델들의 안팎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애초에 polygon 수도 무척 적은데, collision 처리도 되지 않았다. 주인공이 손을 모아 옷 위에 내려 놓을 때, 표면이 마구 지저분하게 겹쳐버린 팔뚝과 옷자락이 너무 거슬렸다. face model도 눈알정도만 쓰고 치아나 혀는 모델링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숲속에서의 장면을 연출할 땐 바람에 날리는 잎의 움직임을 나름 잘 표현한 것처럼 보였는데.. billboard로 보이는 나뭇잎들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 내가 맡은 역할이 램프라 내 시선에 따라 lighting이 되는 것을 보니 실시간 lighting엔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문제는 모델에 그림자가 지지 않아 무척 어색해 보였다.
  • 영화는 주로 주인공 지나의 1.5룸에서 진행된다. 공간의 variation을 주는데, 나의 위치가 한 방에 고정되어 좀더 능동적으로 방을 구경할 수 있게 하기도 하고, 지나의 집 자체를 작은 모델처럼 만들어 멀리서 집을 관망하게 하기도 한다. VR 영화의 차별점은 영화가 제공하는 시선에 갇히지 않는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는 공간의 변화를 너무 discrete하게 구분해 놓았다. 내가 집을 돌아다니거나 집 밖으로 멀리 나와 공간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감독이 정해놓은 뷰포인트에서 집을 관찰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VR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그냥 일반 3D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인터랙션의 부재도 아쉬웠다. 나와 영화의 인터랙션, 그리고 다른 관람객과의 인터랙션 모두.
  • 마지막 실제 선예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은 3D 침대 모델 위에 배경을 transparent하게 설정한 비디오를 기가막히게 합성해놓은 것 같은데, 너무 먼데다 초점이 맞지 않아 몰입이 방해되어 아쉬웠다. 클라이막스를 그냥 날려버리는 느낌..

다른 VR 영화들이 어떤지 너무 궁금하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두 명의 관객이 동시에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VR영화. 관객들은 악플에 시달리는 KPOP 아이돌 지나의 방에 있는 램프와 라디오가 되어, 그녀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함께 겪으며 그녀의 여정을 돕는 조력자가 된다. 위기의 순간 램프로서의 관객은 ‘빛’으로, 라디오로서의 관객은 ‘사운드’로 그녀를 위한 동시적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소녀램프라디오>는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주연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