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셴카 / Sashenka

2022 / Olexandr ZHOVNA / IMDb
★ 3.8

영화내내 상영관을 울리는 시계 초침 소리.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영화였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영화였다. 2022년에 만들어낸 1960년대의 미장센. 영화의 만듬새가 영화가 지향하는 목적과 방향에 부합했다. 덕분에 몰입에 방해되는 것 없이 2시간을 푹 빠져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인지 가늠이 어려웠다. 어떤 단추들이 잘못 끼워진 단추인가가 더 알맞은 표현일까.

비틀린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하얗게 질려버릴 것같은 음산함과 괴이함으로 가득한 영화였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1970년대, 소련의 도덕성 이면을 드러내고 소련 사회를 뒤흔드는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제 제공 Review

어느 겨울밤 노부부가 총격으로 살해되고, 휠체어에 의존해 사는 외아들 사샤가 눈 쌓인 벌판을 기어가서 신고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수사가 시작되고, 아들의 친구 콜야가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 같지만, 담당 형사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사샤의 누나가 한 살 때 죽은 후, 그 충격 때문인지 어머니는 사샤를 딸처럼 키웠고, 아버지 역시 그런 어머니에게 동조한다. 그리고 결국 부모의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는 그들의 죽음뿐 아니라 다른 비극적인 사건까지 초래하며 끝을 맺는다. 인정받는 작가 및 시나리오 작가이자 특수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 교사로 일하기도 한 올렉산드르 조브나 감독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한 주인공 사샤의 비극적인 삶을 뛰어난 연출력으로 보여준다. 덧붙여 배우들의 연기와 시대물로서의 고증 등 전쟁의 와중에도 완성도 높은 스릴러를 만든 우크라이나 영화계의 저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