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베가스 / Garivegas

2005 / Sunmin KIM
★ 3.7

정말 잘 만든 영화.

요즘 고민하는 것은 내 소신과 주장을 펼칠 때 그 말과 생각을 상대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인데, 비로소 이 영화에서 답을 찾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구로공단이 사라지고 디지털 등대가 들어서기까지, 이 곳을 스쳐지나간 이들에 대한 상념.

인물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도, 너무 멀찍이 떨어지지도 않은 거리감이 무척 좋았다. 1층과 2층을 스무스하게 연결하는 카메라도 좋았고, 튀지 않는 연기와 함축적인 소품들도 좋았다.

늦었지만 김선민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선화는 가리봉에 산다. 산업화의 메카였던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문화공간이었던 가리봉시장, 이제는 조선족타운이 형성되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공간을 메우고 있다.

영화제 제공 Review

이사 나가는 방을 기어코 깨끗이 청소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영화는 사라져 버릴 공간과 그곳의 사람들을 따뜻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따스함으로 한국 산업화 시대의 상징 ‘구로공단’ 대신 수많은 ‘선화’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을 ‘가리베가스’를 그려낸다. 그렇게 영화는 거시적 역사의 공간을 특별한 기억의 장소로 변화시킨다. 그렇게 망각에 저항한다. (김윤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