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 Rebound

2023 / Hang-jun Jang / IMDb
★ 3.2

후반의 가능성에 비해 전반의 빌드업이 너무 엉성했다. 관객이 재밌어 하기도 전에 영화가 먼저 피식 거리는 느낌이었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우겨 넣으며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엔딩에 가서 실사를 버무리며 영리한 결말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참 장항준 감독을 닮아 있다.

자정이 넘긴 시각 대전신세계 메가박스를 빠져나오는데, 벽면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었다.

관객에게 답을주는 영화는 극장에서 끝날 것이다. 하지만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는 상영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한다.

이 영화가 새로운 질문을 던져주진 않았지만, 실제 주인공들의 현재가 궁금해졌다. 한바탕 어떤 순간을 함께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마음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나중에 찾아보니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결말을 가진 이도 있었지만. 영화는 졸작에 가까웠지만, 키노라이트에 초록불을 켜야겠단 생각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Fun.의 We Are Young을 크게 틀어놓고 운전을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나 다른 음악이 죽여줬던 영화에 비해 감흥이 떨어지긴 했어도, 영화의 클라이맥스엔 탁원한 선곡이었다.

너무 전형적인 K-스포츠 영화였다. 한 세대의 종말을 선고하는 느낌이었다. 같은 주제로도 세련된 영상을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