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야 / A Girl at My Door

2022 / July Jung / IMDb
★ 4.3

다음 소희를 본 뒤에 도희야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시놉시스를 보지 않고 직행했다. 영화는 내가 생각한 것과 판이했고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영화는 곡성과 닮아있다. 소셜 이슈를 다루고 있는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탐닉하고 의심하게 한다. 아리송한 도희의 행동들, 스쳐지나가는 용하의 눈빛과 말들, 아이시스병에 숨긴 소주를 마시는 영남. 경찰서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은 두루두루 지내자는 선한 의도처럼 보이지만 자그만 송곳이 되어 결국은 이내 천을 찢어버리는 날카로운 칼날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른으로서, 사람으로서 해야할 일. 비단 도희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을 대함에 있어서. 나를 영남에게 투입시킨다. 세상과 사람에 거리를 두던 영남이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 손을 내미는 건 영남이 뿐이다. 나는 영남의 타임라인 중 어디 쯤에 와 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혹시 도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