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 / Nope

Nope / 2022 / Jordan Peele / IMDb
★ 4.0

말농장, 테마파크, 그리고 청자켓으로 누가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을까!

오프닝 타이틀이 나올 때의 시퀀스부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편집과 연출이 정말 좋았다. 그 뒤를 무척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그에 비해 기승전결의 ‘승’에 해당하는 파트는 다소 힘이 딸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게 이 작품의 유일하다면 유일한 단 하나의 단점같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두고 상징과 은유를 말한다. 그런 사회적인 시선과 별개로 영화 자체가 밀어붙이고 세공하는 힘이 좋아 즐거움을 느낀다. 막바지에 이르러 우물을 통해 사진을 찍을 땐 희열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스티브 연이 맡은 주프의 서사가 좋았는데, 유년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감춰진 그의 서사를 상상하게 만드는 여백이 좋았다. 너무 직선적이지도 않고 곡선이라기엔 직선적이라 흥미로웠던 것 같다.

한산한 밤의 메가박스에서 보고왔는데, 사운드가 의자를 때리는 진동이 좋았다.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또하나의 묘미.

조동필 감독의 어스가 무척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