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텐스 오브 어 밀리미터 어파트 / One-Tenth of a Millimeter Apart

One-Tenth of a Millimeter Apart / 2021 / Kar-Wai Wong / IMDb
★ 3.8

왕가위의 Jet Ton Films의 3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삭제되었거나 비하인드로 남겨진 씬만을 대충 우겨넣었을거라 예상했는데 완전 빗나갔다. 왕가위 감독이 말하길 제작 의뢰를 받고선 2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한다. 본인의 영화를 관통하는 고찰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제작 자체에 대한 시간보다 마음의 시간이 필요했구나 싶었다. 누군가를 기념하기 위해 나의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멋진 인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사서독이나 화양연화의 비하인드 씬들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건 해피투게더였다. “내 이름은 허보영이야.” 라며 울먹이는 장국영의 씬은 1시간 반짜리 해피투게더를 압살하는 대단한 쇼츠였다. 이 장면을 도려내는 감독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본인이 좋은 감독인지를 보여주는, 작품만큼 좋은 다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