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 Hunt

Hunt / 2022 / Jung-jae Lee / IMDb
★ 3.3

이정재는 정우성 사용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겉돌지 않는 정우성의 연기가 좋았다.

하지만 아쉬운게 더 많은 영화였다. 먼저, 밀고 당김이 없이 그냥 뭉툭한 망치로 줄곧 앞을 헤쳐나가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이따금씩 평탄한 패턴에 금세 지루해진다. 어디선가 본듯한 구조와 구도, 많은 명작들을 레퍼삼아 평탄하게 그들 사이 어느 지점에 끼어든 느낌이었다. 감독으로서의 입봉작으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우리가 이정재라는 네임드에게 기대한 바를 뛰어넘지는 못한 느낌이랄까. 서로 다른 위치의 사람이 같은 행위의 목적을 가진다는 설정은 좋았지만, 그 사실이 밝혀지는 타이밍이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닌지 좀 의아하기도 했다. 가장 문제였던건 잘 들리지 않는 대사들. 한국어 자막이 시급했다.

상영이 끝나고 이동진 평론가가 모더레이팅하는 이정재, 정우성의 GV가 있었다. 되려 영화보다 GV가 두 배 더 재밌었다. 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는 보통의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현지 스탭에 대한 정보가 크레딧에 없어 설마 했는데 정말 촬영을 모두 한국에서 했다고.

시간을 비틀어 편집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럼 좀 더 긴장감이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