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성난 사람들 / 12 Angry Men

12 Angry Men / 1957 / Sidney Lumet / IMDb
★ 3.7

시드니 루멧 감독은 정말 대단해!

96분을 가득 채우는 대사와 인물, 논리, 열기. 영화가 내내 밀실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영화 대 학살의 신과 닮았고 이따금씩 런어웨이를 생각나게도 했다. 물론 두 영화와 무척 결이 다르지만.

관객들은 사건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저 헨리 폰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 유도가 밉지도, 의심스럽지도 않게 만든 것이 정말 신기하다. 캐릭터의 힘인지, 연기를 잘한 건지, 연출이 좋았던 건지.

누군가 왓챠 평가에 본인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했다. 나는 12명의 배심원 중 누구와 가장 닮아 있을까. 논쟁에서 감정을 배제하고 본질을 향해가는 것이 ‘인간’으로서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영화를 보며 가장 많이 생각한건 오스 야스지로였다. 같은 시대를 다른 시각으로 살아간 사람들. 반 세기 전으로부터 지금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