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노 타임 투 다이 / No Time to Die

No Time to Die / 2010 / Abbas Kiarostami / IMDb
★ 3.5

본의 아니게 한국에서 제일 먼저 개봉하게 됨에 따라, 월드 프리미어로 보게되다!
프로포절이 끝나자마자 포스터를 받으러 머나먼 대전 IMAX 관에 부랴부랴 가서 보게되었다.

무척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티저가 무척 불안했는데, 초반 타이틀이 나오기 전까지의 액션신이 꽤 좋아 “어라 성공인가..?” 싶었지만 역시나.. (스카이폴이 너무 띵작이었나 싶기도 했다.)

여러 단상이 오가는데, 마치 쿠바까지의 연출과 쿠바 이후의 연출이 아예 다른 사람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왜이렇게 후반이 튀는지 모르겠다.

후임 007이 바다 갯바위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데서는 정말 속으로 박장대소를.. 사소하지만 영화를 멋스럽게 만드는 것에 대해 잘 모르고, 그냥 있어보이는 것들에 집중한 것 같았다. 그마저도 있어보이지 않았지만.

군함도를 연상시키는 일본, 러시아 분쟁지역의 작은 섬을 소비하는 방식도 무척 아쉬웠다. 구지 이렇게 밖에 못할 거라면 왜 그 멀리까지 가야했나 싶기도 하고. 냉전 시대 이후 거대 암흑 조직과 싸우는 007의 정체성에, 분쟁 지역을 활용한 한 움큼의 철학을 더 넣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정말 아쉽다.

이태리 씬은 도대체 어디에서 찍었는지 궁금하다. 분명 여러 도시가 섞인 것 같은데, 열심히 또 찾아 봐야겠다.

30년 뒤에 “I’m a daughter of Bond” 하며 스핀오프처럼 나타날 영화가 벌써 눈앞에 아른거린다. 멋지게 나이든 레아 세이두와 다니엘 크레이그가 다시 등장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