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카피하다 / Certified Copy

Certified Copy / 2010 / Abbas Kiarostami / IMDb
★ 3.5

무척 오랜동안을 돌려보다, 어제 새벽 도저히 잠이 오질 않아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현대란 이런걸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왜 전 세계 사람들이 홍상수 감독을 좋아했는지 알 것 같은 포인트기도 했다.

압바스 감독은 모호함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 당긴다. 처음에는 미스테리를 풀어야 하는 건가 싶었는데, 점점 그 끈을 놓아버렸다. 그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고, 그건 분명 모호함이 어느 방향으로 해석되건 더이상 그 해석이 중요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감독이 초대하는 모호함의 바다에서 사랑이라는 존재를 탐색하듯 유영하는 것. 그게 이 영화를 진정으로 소비하는 방법일 것이다.

도대체 와인의 맛이 어떻게 갔던걸까. 카페 아주머니는 귓속에 무얼 속삭이고 갔을까. 영화라는 존재가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