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영화 감독

The Calm After the Storm / 2020 / Mercedes Gaviria / IMDb
★ 3.2

영화관에서 졸아버렸다.. 흑흑.. 아쉬운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 다시 처음부터 돌려 봤다.

명확한 메시지가 잡히지 않는 다큐멘터리는 브이로그라 봐야할까. 개인의 기록물과 영화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차분한 색감과 편집, 촬영에 불구하고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엔딩 크레딧의 음악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는데, 내내 궁금해하다 집에 돌아와서야 찾았다. Pulpo Oplup의 El Sol Quema Adentro라 한다. 평범하게 살아선, 절대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악.

74분의 영상을 압축해버리는 감독의 나레이션을 첨부하며 감상평을 마무리한다.

Matias believed our images were useless. He blamed us for the violence of filming the “other”. He said life had to be lived before being filmed. My dad wasn’t worried about this because he knew his films were set outside his own home. For him, family videos were just a way of saving memories. And at first, I believed that too. But in the images of those children growing up and in the diary of that melancholic woman, I was finding out another way of making films.

영화제 제공 Overview

영화감독 메르세데스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아버지와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영화감독으로서 관점을 나눌 수 있는 아버지, 침묵하는 어머니, 고집 센 형제를 앞에 두고, 메르세데스는 가족의 끊임없는 모순을 받아들인다.

영화제 제공 Review

아르헨티나에서 영화 사운드믹싱을 공부한 뒤 콜롬비아로 돌아온 메르세데스 가비리아는 유명한 감독인 아버지 빅토르 가비리아의 신작 영화에서 스태프로 일하게 된다. 콜롬비아 영화계 최초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감독인 아버지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메르세데스는 열정적인 선배 감독에게 느끼는 경외심과 자라면서 쭉 봐온 아버지의 이미지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아버지 빅토르는 메르세데스가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기억을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홈비디오를 찍었는데, 그 자료화면과 아버지의 신작 촬영 현장, 그리고 영화를 만들면서 빅토르가 갖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들여다보며 아버지와 딸의 관계,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메르세데스의 사적인 일기를 넘어서 영화를 공부하면서, 또 아버지의 영화들과 신작 촬영 현장에서 겪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 그리고 피사체로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