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계

Under the Open Sky / 2021 / Miwa Nishikawa / IMDb
★ 3.3

영화관을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수작은 아니지만, 빗 속을 걸으니 계속 영화 생각이 났다. 그럼 수작이라 해야하는 걸까.

만듬새는 아쉬웠지만, 담아야 하고 말해야 할 것을 말한다. 선의의 선순환을 강요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줄을 놓지 않는건 사람뿐이다.

대단한 배우들이 번들로 출연해 좀 놀라기도 했다. 이번 전주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았을까, 최소한 캐스팅비는 제일 많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 주제가 조금 얽혀있는데, 인간의 가식에 대한 주제의 시각화도 좀 흥미로웠다. 우리가 시스템에 속하기 위해 “선의의 가식"의 탈을 쓰는걸까, 본래 선함과 악함을 오가며 그저 시스템 안에 머무는 것일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반성도 해보고.

인생을 살며 본 1,500번째 영화였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살인죄로 수감되었던 중년의 전직 야쿠자 미카미가 13년 만에 출소한다. 어린 나이에 헤어졌던 어머니를 찾고자 TV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미카미는 젊은 감독 쓰노다를 만나게 되고 쓰노다는 미카미를 옆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수감 생활과 충동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일도, 사회에 적응하는 일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의 깊은 불신감은 미카미를 더욱 고립시키고 그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마저도 균열을 만들게 된다.

영화제 제공 Review

살인죄로 홋카이도의 감옥에서 13년 동안 복역한 뒤 출소한 전직 야쿠자 미카미는 도쿄로 상경하고, 그런 그에게 방송 제작진이 찾아와 살인 전과자가 사회에 복귀하여 생이별한 어머니와 재회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고자 다큐멘터리 제작을 제안한다. 실종된 어머니를 찾으려는 미카미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변두리의 낡은 아파트에서 이번에야말로 건실하게 살고자 하는 미카미의 사회적응기가 시작된다. <산딸기>, <유레루> 등의 작품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여덟 번째 작품인 <멋진 세계>는 출소한 전직 야쿠자가 다시 이 사회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이 사회의 규칙들은 과연 올바른지,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적응할 가치가 있는 멋진 세계인지 묻고 있다. 주연을 맡은 야쿠쇼 고지의 뛰어난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