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데이비스의 유니버스

Universe / 2020 / Nick Capezzera, Sam Osborn / IMDb
★ 3.3

영화 상영 전 두 감독의 간단한 인삿말이 상영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 최초로 영화관에서 상영하게 되었다고. 그들 역시 영광이라 했지만, 나 역시 영광이었다.

간단한 영화의 취지를 읊자면,

  1. 웨인 쇼터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요청으로 “Universe composition"을 작곡을 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말에 따르면, “그냥 곡을 써달라 했더니 교향곡을 써왔어!“라 한다.
  2. 그 곡은, 퀸텟의 해체로 인해 결국 마일스 데이비스 버전으로 녹음되지 못했다.
  3. 마일스 데이비스가 죽기 전, 수제자인 윌리스 로니에게 “Universe” 를 찾아 완성해라는 말을 남겼다.
  4. 윌리스 로니가 그 곡을 세상에 들려주기 위한 여정을 담았다.

영화를 보고난 뒤 몇 가지 단상들.

  • 윌리스 로니는 곡을 녹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했다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걸 새삼.
  • 전주에 와있는동안 5~60년대는 무조건이었다는 존 콜트레인과 마일스 데이비스를 열심히 들어볼까 했다. 몇차례 시도 했지만, 나는 아무래도 쳇 베이커가.
  • 씨네Q 리클라이닝관(6관)에서 봤는데, 무척 편하게 봤다. 소리도 빵빵하고. 이번 영화제에서 들렸던 관 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 집에 돌아가 완성을 해 올 생각으로 지금을 임하지 말라, 지금 이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다그치는 윌리스 로니의 말이 좋았다. 정말 그렇게 살고싶다.
  • 어쩌면 우리는 쓰레숄드를 넘겨 더 이상 분간할 수 없는, 더 높은 완성도를 향하는 집념이 좀 부럽기도 했다. 물론, 연주자들과 윌리스 로니 사이에서 그걸 중재하는 지휘자의 자세도 정말 본받고 싶었다. 나에게 부족한 것들.
  • Universe는 빌 에반스 트리오의 symbiosis 를 연상시킨다. 덕분에 무더웠던 2016년의 여름도 덩달아 생각났다. 대전으로 돌아가면, CD를 다시 틀어봐야지.

2014/10/29 에 진행된 연주 실황을 첨부하며 감상을 마친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마일스 데이비스의 유일한 제자 월리스 로니.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미완성 걸작인 ‘유니버스(Universe)’를 완성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유니버스’는 월리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작품이 된다.

영화제 제공 Review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던 1966년, 멤버였던 웨인 쇼터는 마일스의 요청으로 ‘유니버스 콤퍼지션’이라는, 단순한 재즈곡이 아닌 장르를 넘나드는 야심 찬 대곡을 작곡했다. 하지만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은 이 곡을 연습하던 도중 해체되었고, 이 문제작 역시 잊히고 말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완전한 연주는 1991년 마일스 데이비스가 세상을 떠날 당시 그의 마지막 소원이었고, 그 소원은 마일스의 유일한 제자였던 월리스 로니에 의해 곡이 탄생한 지 50여 년 만에 이루어질 기회를 맞는다. ‘유니버스 콤퍼지션’의 탄생으로부터 부활에 이르는 파란만장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풍부한 기록 영상과 함께 깔끔한 흑백 영상으로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