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Hug / 2021 / Heung-soon IM
★ 3.0

전세계 여러 나라의 코로나19 전후에 대해 얘기한다. 임흥순 감독이 단독으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여러 감독들 각자가 촬영하고 구성한 작품을 모은 프로젝트라 봐야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결과론적인 이야기인지, 정말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는,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라 동물까지도, 이 위기의 시간에도 모두 “살아가고” 있다 얘기한다. 코로나19로, 또는 어쩌다 보니 시기가 맞물려 세상을 떠난 이들이 있지만, 그들을 추억하며 “살아간다”.

보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평소엔 잘 몰랐던 우리 주변의 일상에 친숙해지면서.

그나저나, 진주의 이 안개자욱한 숙소는 어디인가?

영화제 제공 Overview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입맞춤한다. 축하하는 하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영화인 A에게 친구 B는 여태 몰랐느냐며,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했다. 그 순간 A는 꿈에서 깨어난다.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고, 세상은 새로운 삶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향해 간다.

영화제 제공 Review

현재를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늘 예술가를 따라다닌다. 미래를 전망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이 특정한 시기를 어떻게든 기록하려 한다. 무엇이 이를 대표하는 이미지이며 어떤 이미지가 남을 것인가. <포옹>은 영상 예술을 업으로 살아가는 한국, 가나, 프랑스, 아르헨티나,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미국, 캐나다 사람들이 직접 찍은 이미지와 사운드를 재구성한 영화다. 임흥순과 그 팀은 이제는 깨어나고 싶은 꿈과 같은 팬데믹 속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이 조응하는 이미지를 교차해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으로 보편적인 초상을 만들어 내며 지금 이 순간과 세상을 보여주는 방법을 찾았다. 미지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생생히 숨쉬고 있으며 인간은 여전히 제도에 항의하고, 일상의 다층적인 고통과 재미로 채워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사적인 이야기에서 삶의 지속성을 발견한 <포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답고도 끔찍한 세상에 해독제와 같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