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Microhabitat / 2017 / Go-Woon Jeon / IMDb
★ 4.2

하나쯤 걸릴 만도 한데, 모든 게 좋다. 영화를 제작하는 모든 이들이 이 정도 센스와, 이 정도의 디렉팅과, 이 정도의 깔끔함만 겸비해도 세상엔 정말 좋은 영화들로만 가득할 텐데.

3억 5천만 원의 제작비만으로도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영화가 나올 수 있다니. 정말 그 센스에 감히 지려버렸다고 밖에..

가장 눈에 띄는건 조명이었다. 어두운 골목이나 방처럼, 좁은 공간에서 티나지 않게 캐릭터들을 비추는 카메라 뒤의 인공의 빛들이 자연스러움을 자아낼뿐만 아니라 캐릭터들을 더 사랑스럽게 만든다. 새벽녁의 커플에겐 빛을 쏘지 않아 훨씬 더 그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전달되었는데, 그런 결정들마저 너무 좋았다.

이야기의 구조나 대사, 그리고 연기도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틈이 없는 구성, 군더더기 없는 편집! 정말 주제부터 풀이과정까지 쌔끈한 논문을 한 편 읽은 기분이었다.

재밌는걸 재밌게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고, 존경스러운 시간이었다. 세상엔 너무 재밌고 멋있는 게 많아 큰일이다!

1217 추가

현정, 대용, 록이의 에피소드도 정말 너무 깔깔거리며 재밌었지만, 영화 속에서 정미 역을 맡은 김재화 님의 에피소드가 가장 간담을 서늘케 했다. 영화가 영리하게 잘 빠져나가지만 분명 짚어야 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위스키를 마시고 담배를 필 돈은 있지만 월세를 낼 돈은 없다.”

전자를 개인의 행복을 위해 추구해야하는 필수불가결한 가장 기초적인 비용의 은유라 생각한다면, 그래 그럴 수 있다. 그런 비용을 포기하라고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다. 다만, “다른 누군가가 나한테 와서 재워달라 하면 난 흔쾌히 재워줄테니까” 라는 이유로 타인에게 일신을 위탁하는 것은 꽤 생각해 볼만한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만약 노숙을 했다면, 노숙을 하며 집값을 필수불가결한 기초적인 비용으로 사용했다면 고개를 끄덕였겠지만, (본인은 아무런 부담을 지지 않으며) 필수불가결한 몫에 대한 부담을 타인과 나누길 바란다는 마음가짐이 좀 어렵다. 물론 정미라는 인물이 김치에서 신맛이 난다는 이유로 쉽게 버리는 것처럼 경제적으로 풍족하기에 (최소한 영화 속에서는 그렇게 묘사되었다.), 그 에피소드에선 분명 정미라는 인물이 미소를 내친 것은 90% 잘못했다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그런 부탁을 하고 다니는 미소에게 분명 잘못이 없을까?

“보증금을 모을 때까지만 신세를 지자.”

보증금을 모을 때까지만 개인의 행복을 잠시 멈출 수는 없었던 걸까?

Everything is perfect and nothing bothers me. If all those who produce movies have this much sense, directing, and neatness, the world will be filled with really good films.

I literally can’t believe such a wonderful and beautiful movie can be made with $320k in production costs. It is super LIT!

The most remarkable thing is lighting. The lighting behind the camera, which illuminates characters in a narrow space such as a dark alley or room, evokes naturalness but also makes them more adorable. However, there was no lighting in the scene of couple at dawn, and this delivers the temperature of air, which is so much colder and heavier. I really like these lighting decisions.

The structure, script, and acting were also good. Leakless structure, editing without superfluous parts! I felt like that I read a tidy article with a fabulous topic and solution.

It was a very enviable and respectful time for people who make fun things fun. The world is full of fun and cool stuffs, and it makes me struggling!

Added on Dec. 17

Hyeon-jeong, Dae-yong, and Rok-yi’s episodes were very fun and giggling, but Jung-mi’s consternated me. The movie was so adept at getting the issue off the table, but I think we should highlight it.

“I have money for a glass of whiskey and cigarettes, but no money to pay the rent.”

If I regard the former as a metaphor for the most indispensable and fundemental cost of pursuing individual happiness, yes I can agree. I don’t want to force the people to give it up. However, I think it is a pretty dangerous idea to ask someone else for a favor because I’m willing to give someone a bed when he or she asks me. I would have hooked if Mi-so slept in the parks and spent the rent at an indispensable basic cost. But she decided to share the burden with others, so she didn’t lose anything. Of course, Jung-mi is rich to waste in throwing good food away, so in that episode it’s almost Jung-mi’s fault to reject Mi-so. But I doubt that Mi-so did well.

“Let’s owe a favor to others just until I save the deposit of the house rent.”

Can’t she stop pursuing her own happiness until she save the depos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