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posted on 2020.10.02
Baseball Girl / 2019 / Yun Tae Choi / IMDb
★ 3.2
영화의 좋았던 점.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너클볼로 승부를 보겠다 한 것. 고배를 마시게 된다면, 그게 성별로 인해서가 아니라 능력으로 인해서 임을 알아차리게 한 장치를 마련한 게 좋았다.
수인이네 집의 누런 벽지.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지 않아도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수인이가 어떻게 야구를 이어왔는지 알게 하는 장치들.
이준혁의 연기. 이따금씩 박해일의 발성과 턱의 움직임이 생각나는 느릿하지만 할 말을 다하는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
프런트를 제안했다가 2군으로 영입한 결말. 구단과 선수에게 모두 윈윈의 방법. 선수로서 성공해도, 성공하지 못해도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말.
영화의 좋지 않았던 점.
어색한 대사들. 그렇게 쓰지 않아도 되는데, 오글미를 증폭시켰다.
특별할 것 없는 무미건조하게 이어지는 촬영과 편집들. 별다른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저예산 독립영화는 아름답게 찍지 못하나? 라는 아쉬움이 무척 남는다. 어쨌거나 스포츠 영화인데 틀에 박힌 구도 말고, 예산으로 승부를 걸 수 없다면 번뜩이는 재치로 더 괜찮은 샷을 뽑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굉장히 큰 아쉬움.
올해가 가기 전에 메기와 벌새도 꼭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