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마담

Okay Madam / 2020 / Cheol-ha Lee / IMDb
★ 3.2

영화의 짜임새가 엉성해도 악의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오케이 마담은 그런 류의 영화였다. 그나저나.. 요즘 친구들은 아재개그라고 0.5점을 주던데.. 꽤 많은 장면에서 피식거려버렸다.. 정말 재밌는 장면들이 많았는데ㅎㅎ

좋았던 점들을 나열해봐야겠다.

  • 좁은 비행기에서의 촬영이 나쁘지 않았다. CG도 포함해서.
  • 엄정화의 액션이 꽤 괜찮았다. 리듬감이 느껴질 정도로.
  • 오프닝 시퀀스에 꽤나 공을 들인 느낌이 들었다. 스카이폴에서 영감을 받은건가도 싶게 긴 로프가 엮이는 시퀀스였다. 엔딩 시퀀스도 캐치미이프유캔같은 visualization이.. 엔딩은 그저 그렇긴 했지만!
  • 제작비를 아끼기 위한 영리한 CG들이 눈에 걸리적 거린다기보다, B급 감성으로 좋았다. 분명 부산 바다에서 노는 것 같은데, 하와이서 촬영한 뒷 배경으로 합성한 장면이라던가 등등등!
  • 박성웅의 큰 입으로 짓는 미소는 으~ 진짜 취저처럼 너무 웃기다. 그 뻔뻔한 미소가 정말 너무 웃기다ㅋㅋ
  • 아역 배우의 약간 오버스러운 연기가 초반엔 좀 불편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주성치 영화에 등장하는 아역배우처럼 홍콩 레트로 B급 감성이 느껴지게도 했다.
  • 극을 구성함에 있어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레이어가 좋다. 하정우의 롤러코스터가 불편했던 것은 너무나도 일차원적인 구성때문이었는데, 그 영화와 비교하자면 정말 몇 배는 잘 만든 극본이라는 생각이.
  • 감상을 적으며 생각나는 피식거리는 장면들. 엄정화의 꽈배기 물수건. 엄정화와 박성웅의 끊이지 않는 외모 칭찬같은 것들.
  • 예스마담을 본 건 아니지만, 감독이 지향하던 홍콩 레트로 코디미 액션이 아주 조금은 느껴졌다.
  • 극을 방해하지 않는 OST가 좋았다.

좋지 않았던 점들.

  • 연기가 너무 튀는 배우들이 많았다.
  • 초중반까지 (놀랍게도) 집중할 수 있었는데, 중후반부터 늘어지는 극의 전개가 좀 아쉬웠다. 코미디 영화는 계속해 빵빵터트려야 한다는 주의라 그럴 수도 있겠다. 극의 전개를 위해 늘어지려면 최소한 코찡함이라도 보여야한다는 게 나의 지론.
  • 담백하지 않은 상황과 대사들. 좀 더 말을 줄이고, B급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왜 이 영화를 옹호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계보가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에 주저리주저리 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