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 2020 / Won-Chan Hong / IMDb
★ 2.2

10년을 퇴보하는 영화.

앞으로의 한국영화엔 이와같은 영화가 나오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 2.0을. 거기에 영화 중반 아이들이 갇혀있던 방에 레이와 인남이 서로 다른 문을 부시며 대치하는 상황이 좋아서 0.1을 더하고, 나머지 0.1은 박명훈 아저씨의 자이니치 억양이 좋아 더했다.

어떻게 저떻게 정말 개연성에 하나도 태클을 걸지 않고, 그냥 모두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정작 이 영화를 혹평하는 것은 도대체 이런 추격이 무슨 의미가 있어서인지를 모르겠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도 아니며, 아리송한 미스테리의 여운을 남기며 등골을 자극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좋아보였던 이것저것을 모조리 짬뽕시킨 후 (감독이 생각하는) 멋진 액션, 멋진 촬영과 멋진 색보정으로 내놓은 것만 같다.

편집과 색보정은 정말 별로였다. 아무리 액션을 멋있게 찍어놓은 소스가 있어도, 내러티브 없이 마구 멋져멋져하며 붙여놓은 느낌이었다. 액션의 감정선이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하드보일드하게 통쾌했던 것도 아니다.

결정적으로 색보정! 노란 동남아 푸른 러시아 톤다운된 일본은 정말 그만 보고싶다.

관평동에 최근 오픈한 현대아울렛의 메가박스에서 보고왔다. 오리지널 티켓도 받고, 코로나로 인한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었는데, 헛웃음에 ‘쩜쩜쩜’만 남겼다.

부디, 올 여름 마지막 기대작인 류승완의 모가디슈는 괜찮은 영화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