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 / 2015 / Hannes Holm / IMDb
★ 3.8

이브 생 로랑에서 피에르가 했던 말을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였다.
“죽고 싶은 거야, 살고 싶은 거야?”

이게 비단 죽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삶의 이정표가 되어야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향을 잃고 살아가기 쉬운 인생에서 그 방향을 꼿꼿이 지켜주는 작지만 중요한 구심점.

오베가 단순히 우아하게 죽고 싶어서 몇 번을 의자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분명 살고싶었던 것인데, 그 진심을 밝히는 데는 타인의 힘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역시 혼자 살기엔 버겁고 고달픈 인생인걸까.

오베를 연기한 두 배우의 연기가 모두 좋았다.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인들이 마구 매력적이지 않아도 영화에서 주변인들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오베라는 캐릭터의 묘한 따뜻함덕분에,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