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Where Is the Friend’s House? / 1987 / Abbas Kiarostami / IMDb
★ 4.0

매번 낱장에 숙제를 해왔고, 3 strikes 로 퇴학 위기에 처한 짝궁 네마자데. 집에 돌아온 아마드의 책가방에서 나온 네마자드의 공책. 오늘 안에 돌려주어야 하는데, 먼 동네에 사는데다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고, 엄마와 할아버지의 계속되는 심부름.

동명의 예능프로를 즐겨봤었다. 예능치고는 과감한 제목에, 그 원작 영화가 꼭 보고싶었는데 이제서야. 그런데 예전에도 시도하다 멈췄던 것인지, 중반까지의 내용이 생생해 조금 놀라기도 했다.

소통을 닫고 일방적인 전달과 지시, 명령이 가득하다. 사실 그것만으로 가득찬 것보다도, 그런 규율을 ‘바르고 좋은’ 길이라며 맹목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가득하다는 것이 더 숨막히게 만든다.

영화의 큰 줄기도 인상적이지만, 아마드가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신경쓰인다. 친할아버지, 그리고 철문을 달아준다는 또다른 네마자드라는 이름의 아저씨. 대장간 할아버지. 경계를 넘어 단절된 채 아주 멀리 앉아있거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는 기분이었다.

조력자의 부재에도, 관객들이 인내하고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마드가 어른이 된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되었을 지 궁금하다. 아마드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도 마음을 뺐겨버린 느낌.

정말 좋은 영화였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가 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