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The Shining / 1980 / Stanley Kubrick / IMDb
★ 4.0

공포는 무엇으로부터 오는가에 대한 심도깊은 체험의 144분이었다.

전반부는 호텔의 악령들이 분위기를 잡아간다면, 뒤로 갈수록 점점 사람이 무서워졌다. 정말 무서운건 산 사람이었다.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단연, 슬로우모션처럼 움직임 없이 촬영된 대니의 눈이었다. 무언가를 보거나 느낀 듯한 그 두렵고 무서워하는 표정을 볼때마다 심장이 철렁했다.

영화를 다 보고, 영화에 대한 평론이나 기사들을 읽다보니 왜 원작자인 스테판 킹이 좋아하지 않았는 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그냥, 영화의 재해석이라 볼 수는 없었으려나. 왜곡이 아닌 프레임의 초점의 문제였던 것 같기도하다.

이 영화를 보고 다른 영화들을 봤다면 그 오싹함이 남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편으로는, 공간과 영화의 매칭을 목표로 하는 연구의 큰 예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뜻밖의 수확도…

왓챠에 어떤 이가 써놓은 평론이 생각난다. 시급 많이 주는 꿀알바라 하면 신중히 생각해봐야한다고ㅎㅎ

어쨌거나 에피소드를 uniform하지 않은 시간의 절로 나눈 구성, 공간 미술, 편집, 음악, 연기, 그리고 조용히 연기자의 뒤를 따라가는 스테디캠의 롱샷으로 가득한 촬영 모두의 멋진 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