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길이네 곱창집

★ 3.4

세대가 이어지고 시대가 이어진다는 것. 많은 이들의 눈물과 인내 그리고 헌신으로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나는 시대의 전달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걸까.

무척이나 연극같다. 너무나도 세트같은 그 골목과 집안 풍경에다가 연극톤의 과장된 연기, 극의 전개와 구성, 대사가 더더욱 그런 느낌으로 몰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좋았다. 보고싶지 않다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피해버리는 것들이 많지 않았나 후회와 챙피함이 좀 밀려오기도 했다.

전주영화제의 개막작으로만 끝나지 않고 개봉되어 다행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상영관을 전세낸 것처럼 혼자 봤지만, 덕분에 완전한 몰입이 가능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록 차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었지만, 도쿄에서 쇼켄이나 태영이를 만나고 아자미노로 돌아가는 전철 문가에 서있는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는 분명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며 살기에, 삶은 참 퍽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