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트먼트

★ 3.9

항상 더 커밋먼트라 부르다가 한국에 수입된 이름 그대로 커미트먼트라고 부르려니 느낌이 이상하다.

에너지가 나에게까지. 일주일이 넘게 끊어 봤는데도 그 에너지가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미쳐 계속 이어져간게 신기하다. 댓씽유두를 볼 때도 비슷했던 것 같은데, 정영음 때문인지 더블린 때문인지 그때보다 더 넘쳤던 것 같다.

일본에서 구해온 커밋먼트 OST CD 를 들을 땐 그저 그랬던 것 같은데, 과연 영화를 보고난 뒤에 다시 출퇴근길에 듣게되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영화가 끝나고 정영음 커밋먼트 편을 다운받아 다시 들었다. 영화에 대한 소개보단 OST 소개가 주를 이었지만, 오랜만에 듣는 따뜻한 목소리와 가끔씩 냉철하게 툭툭 뱉는 말들에 킥킥대며 들었다.

오합지졸이란 말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없겠지만, 그렇게 치고박고 싸우다가도 무대에서 기가막히게 곡을 뽑아내고 다시 대기실로 들어가 싸우고. 밴드를 만든다는 큰 줄거리 안에 작은 가지들을 채워나가는 감독의 방식이 좋았던건지, 왜 계속 들뜬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다.

약간의 더블린과 정영음 추억 버프때문에 재밌게 본 것 같지만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 우디를 빼다 닮은 로버트 아킨스를 보는 재미도 덤으로. 그나저나 그 어리버리가 글렌 헨사드라는건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네!

푸른 빛과 붉은 빛이 검은 바탕 안에 새겨져있는 영화의 포스터도 너무 좋지만, 영화 중간에 공연 홍보용 사진을 위해 폐허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찍은 밴드 사진이 너무 좋았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구도란 이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좀 콩콩거리기도.

나중에 IMDB 서 영화 관련 내용을 찾다가 20년이 지난 2010년에 reunion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그 사진 역시 무척 좋았다. 다들 각자의 시간을 보내온 것이 스며드면서도 그 때의 에너제틱했던 감성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여튼, 월요일부턴 노동요로 윌슨 피켓 노래들을 듣고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마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