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 2.8

졸작이란 얘기를 들어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망작이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 기대가 너무 바닥이었기 때문인지, 혹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훌륭하거나 마음 한켠에 남는 영화도 아니지만.

‘떳떳하게 살기 위하여’ 라는 하나의 큰 주제 아래 일련의 사건들을 엮었는데, 주제를 나타내기엔 시각적인 것에 대한 미련이 떨쳐지지 않아 주제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게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된다.

계속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박해일의 헤어스타일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왼쪽 눈 쌍커풀은 점점 짙어가네. 말을 이어가다 중간에 불쑥 눈이 커지는 습관은 연애의 목적에서의 젊은 박해일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결혼을 하고나서 보다보니 예전엔 느끼지 못했었을법한 미묘한 감정들에 대해 이해하려 한다. 둘의 케미는 장면마다 결이 조금씩 다른데, 가끔 튀는 연기가 있었지만 대체로는 무난히 잘 어울렸다. 무엇보다도 뭐랄까.. 부부간의 의리가 느껴져서 그 점에 공감했던 것 같다.

엔딩크레딧도 무척 스타일리쉬해 보이려 노력한 것같아 보였지만, 사실 그렇게 스타일리쉬해보이진 않았다. 역시 튀려고 애쓰는 것보다 무난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인가 요즘 하는 생각과 겹치며 안쓰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