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 3.7

영화관에 보러가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약 33만명정도가 들어 25억정도의 누적매출을 냈다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애국심을 고취하며 국민을 똘똘 뭉치게 만드는 주제의 영화를, 영화 그대로만 봐야할 지 나의 국적을 투영해 봐야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만듬새가 모자라고, 불편한 영화라 할지라도 무조건적으로 성공을 바래야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 영화 속 문제는 그 문제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싶기에 이 영화에 흥행 실패가 마음아팠던 것같다.

무엇보다도 캐스팅과 연기가 좋다. 영화를 보게 만든 것도 김희애의 똘망똘망한 눈을 가린 금테 안경과 똑떨어지는 하늘하늘한 바지의 라인이 무척이나 영화와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로케를 했을지도 궁금해 엔딩크레딧을 빤히 들여다봤다.

다른 시대극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폰트에 무척 집착하는 나였는데 (시대에 맞지 않는 나눔체는 정말 참기 힘들다.) 이 영화에도 수많은 고증 오류가 있지만,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눈길을 주지 않았다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폰트말고 봐야할 깊게 패인 주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관부재판이 어떤 의미인지를 영화 시작과 함께 알았다는 것이 챙피하다. 어디서부터 라인을 잡아야할 지 막막하다 생각했는데,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잘 한다면 그래도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위로하며 힘을 보태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