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살인

★ 3.3

범인이나 결말에 방점을 찍지 않는 영화들이 있다.

이전에는 사실을 놓쳤다는 허무함에 이상한 배신감(?)까지 들었지만 요즘들어선 감독이 의도했던 대로, 결말에 연연하지 않고 그 과정에 더 집중하는 능력이 1정도 증가했다. (여전히 범인은 궁금하지만..)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다른 작품에선 그의 차가운 인상때문에 배우에 대해 깊이 알고싶지 않았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그 차가움에 연민이 가서인건지 영화가 끝나고 바로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았다. 확실히 배우의 실체는 절대 프레임에선 나타나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영화 감상평을 써야지 맘을 먹고 나니, 복숭아 우유가 먹고 싶어졌다. 글을 쓰다 말고 우유에 딱딱한 털복숭아를 갈아 마셨다. 이 영화는 정말 딱 이 달달한 복숭아 우유 맛이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겠고, 모른다 생각하기엔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제목. 영화에선 단 두 번의 살인이 등장하지만 세 번째 살인이라는 제목 덕분에 러닝타임 내내 상상할 수 있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