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 3.8

제주에 내려오기 전부터 조금 보고선 계속 보고싶었는데, 계속 연구(?)에 매진하느라 미처 다 보지 못한 채 내려왔다. 잠깐 딴소리지만, 뭐든 끝마무리를 잘 지어야한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힘들다고 바로 끈을 놓아버리지 말고 짐정리하고, 연구든 뭐든 끝낸 직후 귀찮다고 놓지 말고, 다음에 언제든 찾아볼 수 있게 착착 정리도 하고..

여튼, 너무 보고싶어 제주에 내려온 첫 날 그냥 바로 봐버렸다. 다음날 아침일찍 서핑스쿨이 예약되어 있어 일찍 잤어야했는데 무리를 해버렸다. 그래도 보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 물으면, 오즈 야스지로, 한재림, 최동훈, 이준익, 박찬욱, .. 끝없이 나가다 이창동이 나오겠지만 이창동을 어떻게 생각하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좋아하는 편이다’ 라고 말하고싶다. 꾸며내지 않은 진솔함은 여간한 능력과 힘으로는 나오지 않음을 알기에 거장은 거장이란 생각을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은 굳이 따지면 좋아하지 않는 편에 가까운데 그럼에도 영화에 녹아든 혼이 담긴 연기에 미움이 눈녹듯 사라진다. 수십번 많게는 백번이 넘는 테이크를 가져갔다는데, 감독의 능력인걸까? 그들 스스로의 능력인걸까.

영화를 보며 틈틈이 메모했던 걸 보니 완전 날림이다. 정리해보면 크게 세 가지 인듯. - 종수와 종수 아버지와의 오버랩 - 모든 것엔 그런 사연과 이유가 있었으며, 나의 생각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 - 쿵쿵 울리는 훌륭한 베이스의 음악

종수는 모든 미스테리가 해결되었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영화로 새로운 미스테리를 얻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