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 3.4

이전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수상했단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무척이나 기대했는데, 기대만큼 영화가 잘 빠지진 않았지만. 사실 이게 시나리오의 문제인지, 감독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대본집을 봐야 누구 책임인 지 알 수 있을듯ㅋㅋ)

쭉 이어져 내려오는 이런 한국형 영화의 계보를 잇기엔 좀 모질라고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그 마음이, 본심이 너무 예뻐 ‘넌 여기 끼지마!’ 하며 내칠 수가 없는 영화다.

난 나문희 선생님이 너무 좋은데, 이렇게 억척스럽고 여리면서도 독하게 소비되는 것은 꽤나 마음이 아프다.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좋아한 그녀의 모습은 김삼순때였을까? 생각이 들면서도.

뜬금 없는 대사들이라던가, 짧은 소동들은 자꾸 영화의 흐름을 방해했는데, 마치 개연성없고 중구난방인 내 논문을 보는 것 같아 뜨끔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맛이 없이, 무조건 직설적인 비유를 가져다 대는 방법도 조금은 불편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해야하지만 하고 있지 않던 그런 영화를 만들어주었다는 그 마음이 예뻐 흥칫뽕을 하게 되버린다. 으! 좀만 더 잘만들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