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의 추억

★ 3.6

뭔가 영화를 보고싶었는데, 새로운 세계를 궁금해하기엔 요즘 내 생활이 너무 꽉차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덕분에 영화를 거의 못 보고 있었지만, 토요일 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보게되었다.

짜요가 추천한 이 영화는 소설로 읽었다 하더라도 꽤나 흥미로웠을 이야기다. 어쩌면 내가 문학상에 이야기를 쓸 때마다 담고싶어하는 구조 혹은 모양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요즘들어 많이 생각하는 것은, 규칙과 법을 지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점이다.

규칙이나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기에 완벽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 고쳐지고 있다. 그런 법과 규율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사회의 이치나 행동들이 이제는 조금 뭐랄까, 이해도 가고 그렇게 행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기도 했다.

마르셸의 아버지가 법을 어겼다. 주인이 아닌 하인들이 지나가도 된다하며 해맑게 웃고, 지나가는 이들도 마음을 놓는다. 처음엔 이 장면이 너무 불편했는데, 나중엔 이해가 되었다. 모두가 괜찮으면 그 법, 허용가능한 선에선 눈을 감아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날 선 뾰족함이 좀 누그러든 느낌이 든다.

그래도 여전히 불편했다. 운하 관리인들이 퇴역 군인 관리인을 가둘 때나, 다 큰 마르셸이 마지막 운하의 문을 부술때는 정말 불편했다.

단순히 치기어렸던 어릴 때의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영화는 정말 재밌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