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 3.9

내가 잘 아는 누군가가 봤다면 도무지 내가 왜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고 할텐데.

아마 스스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되돌이킬 수 없고 사방이 막막하자 더 쏴버릴 수 밖에 없던 총알처럼 더 이해철이고자 했나보다.

조성우의 음악이 쓸쓸히도 너무 잘 어울려 먹먹하다. 주문진에 가면, 주문진이 아니라도 거제의 깜깜한 밤바다라면 이 영화가 마법처럼 생각날 것 같다.

모두가 쪼그려 앉았다가 잠시 비틀거려 떨어졌다가도 이내 다같이 쪼그려 앉는 모습이, 정말이지 이 영화와 이 사람들과 너무 닮아있어, 정말이지 놀랐다.

p.s. 문득, 범죄의 재구성 이전의 최동훈 감독이 이 영화에서 깜짝 놀랐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박신양도 박신양이지만, 선수라든가, 박원상과의 조합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