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 3.5

사랑이라 정의했던 나의 지난 욕망들을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순간.

너무 궁금해서 너무 바빴지만 그래도 짬을 내 개봉 첫날! 보고 왔다. 영광이다.

임권택의 영화같지 않다. 이렇게 매끄럽고 부드러운 연결은 임권택이라고 상상조차 못하겠다. 그럼에도 어리지 않은 확실히 나이 든 자의 그 압도적인 감정은 담겨있어 역시 대가인가, 주눅이 들기도 한다.

명 캐스팅이라 생각한다. 화장품 회사 식구들이나 너무 씬을 훔쳐버리는 조연들이 거슬리지만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의 삼박자가 나는 참 좋았다.

화장의 포스터가 첫 공개된 날이 생각난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멋진 포스터가 아닐 수 없었다. 영화가 포스터만큼 역할을 못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는듯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쑥스러웠다. 지금은 무뎌진, 그래도 한 때는 전부였던 낯간지러운 나의 욕망들이 하나둘 튀어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으으 손발이 오글!

죽음을 가벼이 다룰 수 있어도, 결코 죽음이 가볍지는 않다. 어쩔 수 없이 은비를 생각하며 울컥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 영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