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등

★ 3.5

시쳇말로 말하면 막장드라마인데… 캐스팅을 잘했다 해야하는 걸까.

다른 무엇보다도 중국의 ‘집’ 에 대해 계속 생각해봤다. 어쩔 수 없이 이 가문의 집이 이 영화의 배경 전부이므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싶어.

이 집의 벽은 (이 시대의 중국 집들이 같은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이 집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아늑한 느낌이 없다.

이게 뭔 시나라까먹는 소리냐도 싶겠지만, ‘홈 스윗 홈’ 에 반하게 ‘아늑함’ 이라고는 눈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영화의 배경이되는 집에선, ‘홈 스윗 홈’ 의 아늑함은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집이 집으로서의 기능을 잃음과 동시에 특권도 잃었다.

쉴 수가 없으니, 머물 수도 없고,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등 뒤에서건 앞에서건 서로를 속이느라 바쁘며 보이지 않는 피냄새가 진동한다. 인물이 집 안에 앉아있는다 한들, 밖에 서있는 것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집이라는 역할과 기능이 무의미해 보인다.

10% 맘에 들지 않는다. 잘 나가다가 뭔가 밟은 느낌이지만 여튼.

어느 겨울 길가다 지붕을 향해 고개를 치켜올렸을 때마다 눈 쌓인 처마 위에서의 공리의 얼굴을 찾게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