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노케 히메

★ 3.6

시시신이 의미하는 바가 꽤나 뭉클하다. 더럽고 해가되는 것을 본인 안에 가둔 채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 또 파괴되어 복수를 행하는 것 처럼 보여도 실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것이 말이다.

자연과 인간이 맞붙어 누구의 잘못이냐 그 인과의 순서를 따라가다보면 참 어렵다. 당연히 어떤 논리로든 자연을 침해하고 파괴한 인간의 잘못이라고만 넘기기에는 인간에게도 그럴 수 밖에 없었고, 자연이 이해해주면 좋았을 법한 순간들도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찾자면, 재앙신이 공격했을 때 인간이 그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재앙신을 죽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영화 속에서 아시타카가 인간에게 묻는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는 없느냐고. 그 공존의 여부의 결정이 인간에게 달려있는걸 보면 어쩔 수 없이, 공존의 절대적 방해요인은 인간이 맞는 것 같다.

지브리의 원대한 자연에의 생각이 지브리의 비슷한 영화들 중, 가장 빛을 발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여전히 지브리의 베스트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 생각하지만 :-)

p.s. 히사이시 조의 자기 표절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Summer 의 시작이 이랬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