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슈프리머시

★ 3.2

냉전시대도 종식되었고, 007 역시 스스로에게 존재의 의미를 묻게되는 이 시기에 본 시리즈의 의미는 가볍지만 묵직하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본 시리즈의 묘미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채 자신을 되쫓아간다는 것이다. 이미 사건의 핵에 내가 들어와있는데, 내가 누군지 모른다니! 이 바탕에서 시작되는 근원적 고독과 고립이 본을 항상 에워감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슈프리머시를 즐겁게 보지는 않았다. 단 하나 좋았던 것을 꼽아야한다면 베를린을 꽤나 잘 다뤘다는 것일 것이다. 베를린의 랜드마크를 잘 섞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광도시로 보이게하는 것이 아닌, 그 사건이 일어나고 있을 법한 사건의 도시로 집중했다는 것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