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방문

★ 3.5

세 개의 옴니버스 중에서, 단연 홍상수의 작품이 돋보인다. 홍상수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그런걸까 홍상수의 그 어느 작품보다도 더 깔깔거리며 봤다. 요즘의 그의 영화가 이렇~게 굽어보는 느낌이었다면 그가 다시 밑으로 내려와 치켜보는 느낌이 든다.

같은 방문들이건만, 그 목적도 표현도 결과도 다르다. 미리 준비되지 않은 방문이라 하여 그 결과가 나쁜 것도 아니고, 어디를 방문했다 하여 그 방문의 깊이가 다르지도 않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너무나도 복잡한 객체이기에, 아주 간단한 시그널조차도 이렇게 엉키게 만드는구나. 시그널에 눈닫고, 귀닫고 살 수 없으니 내가 간단해져야 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