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9

상파울루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마지막 하루였다. 반둥에서의 마지막 날은 무척 아쉽고 싱숭생숭했는데, 여기선.. (ㅋㅋ) 수업을 듣고, 못끝낸 쇼핑을 마저 끝내고, 저녁엔 사람들과 밍글하는 시간까지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




매일매일 punctual 하게 있던 coffee break. 달달구리부터 샌드위치, 과일,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왼쪽 위에 놓인 상큼한 크림이 발린 도넛은 최애… 개인적으로는 반둥에서보다 브라질의 디저트가 더 좋았다. 극강으로 달긴 했지만.



점심시간에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일요일과는 달리 엄청 활기가 넘친다. 일요일엔 분명 걷기 너무 무섭던 곳이었는데.



다시 오게된 갈레리아.



그리고 로코모티바 디스코에 들어갔다.



미리 알아보고 간 덕분에 필요한 것을 바로 고를 수 있었다. 쳇베이커 cd 한 장은 상태가 영 별로였는데, 아저씨가 어제도 오늘도 CD 많이 샀다고 그냥 공짜로 주셨다.



다른 샵으로 걸어가는 길. 역시나 일요일과는 다른 분위기.



샵이 있는 몰에 도착했다. 무척 크고 상점이 많아 찾는데 좀 헤맸다.



몰의 양 끝단이 이렇게 오픈되어 있는 형태인데, 펼쳐진 뷰의 색상이 아름다워 미술관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찾은 baratos afins.



듣던대로 엄청난 물량이다. 여기서도 미리 다 검색해보고 간 덕에 쉽게 찾았다. Locomotiva disco 아저씨가 말한대로 약간 가격이 있긴 했지만.



CD 를 사고 뷰를 구경했다. 걷기엔 좀 무섭지만 멀찍이 서서 바라보기엔 아름다운 도시.



많이 샀다고 백도 주셨다. 잘쓸게요.



다시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간다. 알찬 외유였다.



점심을 스킾한터라 눈여겨두었던 캠퍼스내 핫도그 집으로 향했다.



바게트 핫도그르 시켰다. 이것저것 물어보시길래 다 넣어달라 말씀드렸다. 위에 덮여진게 치즈인줄 알았는데, 메쉬드 포테이토다! 간이 꽤 괜찮은, 하나도 짜지 않은ㅎㅎ 과라냐를 시켜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소세지와 콘과, 시큼하게 절인 토마토, 콩, 바삭한 갈릭 튀김류 등등이 들어가니 맛이 없을 수가.. KAIST 에서 팔아도 잘 팔리겠단 생각. 그러고보니 이 샵은 역사가 무척 오래되었다 한다. 77년부터라고. 일하시는 분들이 너무 유쾌하고 친절하셔서 내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다 먹고서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왠지 돈을 잘못 받으신 것 같다. 넉넉히 사십헤알을 드렸는데 31헤알을 돌려 받았다. 샌드위치가 11헤알 정도고, 과라냐를 세 캔을 샀는데 9헤알을 받으시다니.. 뭘까.. 내가 샌드위치 먹은건 까먹으시고 과라냐만 계산하신걸까..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어마무시한 negotiation 세션이 기다리고 있다.



8~10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대륙이나 국가(개도국, 선진국 등), 직군 (학계, 공공섹터 등) 으로 다채롭게 나뉘어 각 stakeholder 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São Paulo Framework of Innovation Diplomacy 작성을 위한 consensus 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draft 를 띄워놓고 라인바이라인으로 고치기 시작.. 어느 그룹이 뭘 넣어야한다 우기면 어느 그룹이 그 단어를 삭제하고, 다시 넣고, 무한 루프가 반복되었다. 견디기 힘든 시간. ending condition 이 없이 무한루프의 시간을 견디는 것은 정말 고문이었다.



내가 속해있던 아시아 그룹.



호텔에 짐을 두고 마지막 파티가 있는 Piraja 에 갔다. 생각보다 너무 멋진 분위기와 인테리어에 놀랐다.



곳곳이 다 괜찮다. 대전에 이런 스타일의 펍이 들어와도 무척 잘 되겠단 생각을.



첫 맥주는 cerveja original antartica 를 마셨다. 브라질 친구 말이 serramalte 가 더 맛있다 해 주문했다.



대부분의 바에선 이렇게 칠링 팩을 제공한다. 플라스틱으로 생긴 것도 있고, 이렇게 스티로폼인 경우도 있고.



저녁을 안먹은터라 안주를 시켰다. 오픈된 츄하스코 그릴이 보여, 스커트 스테이크와 콘을 시켰다. 콘이 저렇게 큰 세덩이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맛나게 먹었다.



브라질 친구들이 말하길 저렇게 봉에 매달려 나오는 추하스코가 이 곳 시그니처같은 거라고.



화장실의 세면대가 인상깊었다.



돌아오니 누가 또 맥주를 사놨네.



맥주 냉장고 색상이 맥주의 라벨과 너무 잘어울린단 생각을 했다.



맥주 대신 카이피리냐를 주문했다. 모든 맛이 떨어지고 딸기맛만 남았다해, 딸기맛으로 주문. 설탕에 졸인 딸기청에 카차사를 부은 맛.



야외 테이블도 좋아보였지만, 인원이 많아 2층에서 마셨다.



많다. 전부 온 게 아닌데도.



좀 정신없었다. 다들 하고싶은게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여튼 그룹 디스카운트르 위해 삼바 클럽에 끌려갔다. 티켓은 17레알.



완벽한 삼바 클럽이다. 정신없이 삼바 음악이 연주되었다. 머리가 좀 아파오기 시작.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캐리어도 좀 걱정이 되고. 나는 삼바랑은 안맞나보다~ 생각도 했다ㅎㅎ 조용한 재즈바였으면 좋았을텐데.



야광봉이 무색하게 세 곡정도만 듣고 나와 우버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정리할게 많았는데, 침대에 잠깐 눕는다는게 그대로 잠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