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1

819 낮 2시에 인천에서 로마행 비행기를 타고 12시간을 날아, 3시간의 트랜짓, 그리고 다시 11시간의 상파울루행 비행. 새벽에 도착하는 바람에 픽업카를 대기하기 위해 상파울루 공항에서 또 다시 3시간의 대기. 무척 긴 하루였다.

브라질에 와서 느낀 몇 가지.
1. 나뿐만 아니라 이 곳에 방문한 외국인들 모두 브라질에 대한 비슷한 인상을 갖고 있다.
2. 레코드샵에 가야겠단 생각.
3. 생각보다 카페를 찾기가 힘들다.
4. 물가는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저렴한 것 같다.
5. 스팸에 흰 쌀밥 신김치가 먹고싶다.
6. 치안이 무서워 돌아다닐 생각을 못했지만, 막상 여기 와서 구글 맵에 가고싶은 곳을 마킹하고 있는 날 보면 휴…




Alitalia 를 타고 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같이간 춘시는 로마까진 대항항공이었다던데. 뭘까. ㅠㅠ



짧은 시간이지만 라운지에 들렀다. 짜장범벅을 먹고싶었는데, 뜨거운물이 out of stock 이라고… ㅠㅠ 다녀와서..



미국도 아닌 로마 경유라니. 착잡했지만 어쨌거나 비행기에 올랐다.



일도, 영화도, 잠도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로마에 도착했다. 처음 로마에 갔던 것도 피우미치노 공항이었기에 기분이 이상했다.



느글느글한 이탈리아 오빠가 ‘너 잘못온 것 같은데? 오늘 로마에서 출발하는 상파울루행 비행기는 없어ㅋ’라며 능글능글하게 농담을 쳐 깜짝 놀랐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아까는 시간이 일러 받지 못했던 트랜스퍼 항공권도 받았다.



면세구역을 짧게 구경한 뒤, 돌아올 때 뭘 사야할 지 대충 감을 잡았다. 아직 게이트가 나오지 않아 라운지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싶었는데, 대기가 길어 포기했다. 대신 간단히 맥주를 마셨다.



처음으로 남미에 가본다. 유럽에서 남미를 가면 이렇게 대서양을 가로지르는구나. 기내식을 거르고 푹 자려 했는데, 4시간쯤 자고선 깨버렸다. 책을 읽거나,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구경했다. 멋진 광경이었다.



드디어 상파울루에 도착했다. 이곳 시간으로 5시. 아직 새벽이다.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항공편들이 있어 좀 북적였다.



과를류스라는 도시에 있어 GRU 라는 이름이 붙은 공항.



T3 에 도착했지만, T2 에 집결지가 있어 이동했다. 베트남에 다녀왔을 때 남은 USD 를 브라질 헤알로 환전했는데, 완전 바가지였다. 어쩔 수 없지..



아직까진 좀 어리벙벙하다. 실감이 잘 안나기도 했지만, 영어가 없고 온통 포르투갈어로 가득한 안내를 보니 좀 실감이 나기도.



몇 명이 모이는건지, 누가 픽업을 오는 건지 전혀 아무런 정보가 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게다가 미팅 장소도 정확한 명칭이 아닌 대~충 애매하게 적혀있어 더욱 혼란.. 약속시간이 8시가 되었는데도 아무런 기별이 없었는데 떄마침 몇명이 일어나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모여 ‘혹시 너… USP 그거??’ 라며 모이기 시작했다ㅎㅎ 다들 같은 맘이었다. 결국 한 10명정도가 같은 픽업버스를 타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놀랍게도 거의 모두가 프랑크푸르트발 비행기 아님 로마발 비행기를 탔었다는 것이다. 미리 컨택트를 공유해줬다면 서로 연락했을텐데. 좀 아쉬운 행정처리. 어쨌거나 픽업밴을 타고 호텔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동안 참가자로 오게된 영어를 못하는 브라질 언니가 알려준 ‘우편엽서’ 에 등장한다는 유명한 상파울루의 다리 사진을 찍었다.



버스는 무척 좁았고,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특히나 브라질 언니는 옷을 벗으며 무척 더워하며 에어컨 온도를 더 낮춰달라 요청했는데 언니를 제외하고선 모두 추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 게다가 갑자기 토할 것 같다고도… ㅎㅎ 나폴리서 온 친구가 신발을 담았던 비닐백을 꺼내 여기다 토하라하는 재밌는 상황도. 어찌됬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더 정신이 없었다.



상파울루의 첫 인상은 회색의 도시였다. 듣던대로 치안이 좋아보이지 않았고, 거의 모든 벽에 그래피티가 있었다. 곳곳에 껄렁껄렁한 이들이 앉아 희희덕거리기도 하고. 이 곳에서의 열흘이 좀 걱정되기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걱정과 달리 생각보다 멀쩡한 외관이었다. 체크인을 마치니 9:55였는데, 조식이 10시까지라기에 다들 허겁지겁 캐리어를 끌고 식당으로 향해 배를 채웠다.



그러고보니 방 사진이 없네. 방 사진은 다음에. 아담한 싱글룸인데, 베드는 싱글 두개를 붙여놓은 사이즈로 넉넉하다. 조그마한 책상이 있어 노트북을 하기에 안성맞춤. 처음 만나는 브라질 헤알.



짐을 풀고선 호텔 레스토랑서 점심을 먹었다. 짜고 별로였다. 앞으로 여기서는 조식만 먹어야겠단 생각을.



방으로 올라오는 길에 리셉션에서 맥주를 한 병 샀다. 비록 버드와이저지만 브라질서 처음 마시는 맥주. 나른한 오후가 시작되었다. 여기와서 해야하는 일을 다시 체크했고, 일정을 체크하고, 밀린 메일이나 연락을 돌렸다.



아까 점심을 같이 먹은 친구들과 (함께 공항에서 방황하던 그 친구들이다.) 4시에 함께 까르푸에 다녀왔다. 방에 생수가 없이 모두 리셉션에서 사먹어야 했는데, 가격이 사악한데다 여기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하기에 가까운 까르푸를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걸어가는 길은 험난했다. 길도 엉망인데 강에서 나는 냄새가 고약했다. 혼자였다면 그냥 우버타고 다녀왔을 것 같은 느낌.



약 1km 정도 떨어진 까르푸에 도착.



다들 신나게 쇼핑을 했다. 나도 물이나 우유, 맥주, 간단한 요깃거리를 샀다. 아쉽게도 신라면은 없더라ㅠㅠ



돌아오는 길, 다들 짐이 한 가득씩이지만 이탈리아 언니가 돌아가는 길도 걷자했다. 뭐 운동되고 좋았다.



무척 이것저것 많이 샀는데도 원화로 15,000원 정도. 새삼 물가에 놀라고, 리셉션의 바가지에 놀라고. 아까 버드와이저 한 병을 4배정도 비싸게 산거구나.



방에 돌아와 다시 또 컴퓨터를 끄적거리다 저녁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다들 호텔 레스토랑서 먹는다길래, 나는 빠진다 하고선 UberEats를 시켰다. 더이상 고기나 느끼한 것을 그만먹고 싶어 하와이안 포케를 시켰다. 딜리버리 피는 6헤알정도 (1800원?). 으 다른건 다 괜찮았는데, 생 숙주를 넣으셔서 좀 비린 맛이 났다.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9시에 잠들었다. 시차 적응이 아직 덜 되었는지, 새벽 2시쯤 일어나버렸다. 다시 자고싶었지만 완전히 깨버려, 밀린 일처리를 좀 했다. 맥주도 두개 마시고. 살라미와 치즈와 사과와 고추장으로 카나페를 만들어먹으니 으..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또 해먹어야지 생각을ㅎㅎ 어찌되었건 4시쯤 되어 다시 잠에 들었고, 피곤하게 다시 아침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