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17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이었다. 아침엔 어느 호텔에서 열리는 기념 행사에 갔다가 자유시간을 가졌고, 점심을 함께 먹고 다시 또 자유시간. 그리고 4시부터 시작되는 클로징 이벤트가 있는 하루였다. 다들 아쉬운 마음에 마음이 좀 몽글몽글해졌던 순간.




아침에 로비로 나가보니 며칠전 만들었던 바틱이 도착했다. 예쁜 쓰레기가 되었네.



Bumi Sangkuriang 이라는 호텔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디.



호텔 가든에서 여러가지 게임의 행사가 있었다. 마치 동네 체육대회 같았다.



먹거리 부스가 있었다. 어묵같이 생긴 볼을 사먹었다.



커피도 사마셨다. 너무 달았다.



독립기념일 게임 몇가지를 들었는데, 정말 우리나라 운동회와 비슷하다. 무언가를 던져 박스들을 떨어트린다거나, 줄다리기를 하거나, 실로 매달아 놓은 과자를 손을 쓰지 않고 입으로만 먹는다거나 하는 것들.



줄다리기만 참여하고선 계속 잔디밭에 앉아있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모두 지루해했다. 원하는 사람은 자유시간을 가져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바로 고젝바이크를 불렀다.



호텔에 들러 반팔로 옷을 갈아입고, 카메라를 두고 나섰다. 제일 먼저 간 곳은 cihampleas walk.



정말 멋진 건축물이었다. 한국에 있었다면 자주 갔을 것 같은.



이 곳도 무척 많은 독립기념일 행사중.



cihampleas walk 를 나와 좀 걸었다. 걷는 길에 만난 멋진 반둥 뷰.



cihampleas walk 근처에서 어떻게든 bandung 마그넷을 구해보려 했는데 어려운 일이었다. 구글맵에 나와있는 정보와 현실과의 괴리가 컸다. (이미 폐점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이라거나…) 결국 초반에 방문했던 지질 박물관에 다시 갔더니만



이럴수가.. 구글맵은 오늘 운영한다 했는데, 아주 굳게 문이 닫혀있었다.



기회가 올 때 망설이지 말고 항상 잡아야하거늘 다시 한번 되뇌이며 발길을 돌렸다. 게둥사테 앞도 행사장이 꾸며져있었다.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1시가 아닌 12:15에 점심이 준비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고젝바이크를 불러 점심 행사가 있는 티베라 호텔로 향했다. 트래픽잼이 어마어마했다. 그래도 이 ITB 뒤를 돌아 나가는 길을 달리는건 너무 좋다. 늘어진 반얀트리와 시원한 바람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도대체 왜 점심을 호텔서 먹는거야? 모두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 했다. 아마도 교수님들의 취향일거라는 대답뿐. 어쨌거나 좀 께림칙한 점심을 먹고 다시 자유시간을 시작. 여기서 애들과 얘기하다, 애들이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따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exactly 라든가 definitely, not really 같은…



애들이 점심 먹기 전 모여서 chilling 시간을 가졌다는 카페에 가보기로. 안그래도 cd 나 lp를 사오고 싶던 참이었는데 여기서 판매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와 근데 LP 들이 대부분 일본서 직구해온 것인가 보다. 상태도 별로고, 가격도 별로라 산 건 없지만 샵에 깔리는 음악이 너무 좋아 한참을 머물렀다. 직원에게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이 뭐냐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 했다. 녹음을 해왔는데, 검색을 해봐야겠다.



다시 고젝을 불러 게둥 사테 근처의 카페 sejima 로 향했다. 라흐마니아의 추천 카페.



에어컨이 잘 작동되지 않아 좀 더웠지만 정말 괜찮은 카페였다. 토요일 오후 노트북엔 제격인 그런 분위기.



물론 커피는 좀 달았지만ㅎㅎ



반둥 내에 좋은 카페가 무척 많아, 한달을 넘게 살아도 카페 투어하는데 질리지 않겠단 생각도 잠시. 행사는 4시에 또다른 호텔 루프탑에서 진행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 사장님이 우리와 함께 사진을 찍고싶단 말씀을 하셔서 3:50 까지 호텔로 돌아가야했다.



호텔에 도착해 애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거야’ 물어도 아무도 제대로 아는 이가 없었다. 어쨌거나 다시 옷을 갈아입고, 짐을 두고 로비로 나왔다. 호텔 사장님을 비롯한 스탭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멋진 바틱을 선물받았다.



오늘의 네 번째 호텔ㅎㅎ 이 곳 루프탑에서 클로징 이벤트가 열린다 한다.



오늘의 mc 는 abrol 과 vannessa. 막상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다들 마음이 좀 이상해졌던 것 같다. 특히나 멋진 석양과 함께하니 더더욱.



그동안 준비해온 그룹 장기자랑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팀 danny 에게 한복을 입혔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치마가 조금씩 내려가 결국 마지막엔 치마폭을 붙잡고 화장실로 달려가야했다는 에피소드도 남긴 채.



어제 있었던 그룹 프리젠테이션의 결과와 아까 점심을 먹으며 진행한 questionnaire 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sustainability + tourism 분야에서 결국 1등을ㅎㅎ 그리고 most matrue person 이나 most friendly, coolest person 같은 3관왕을 해버렸다. 생각도 못했는데.. 모두에게 감사를~!



잊지 못할 2019년의 여름을 만들어준 모두에게 감사를.



엄청난 사진 시간이 되었다. 20일동안 15GB 정도의 사진을 찍은 듯. 모니카, 졸란다, 솀, 데스리.



버디였던 모니카가 준 선물.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고마워 모니카! 그런데 모니카.. 은니가 아니라 언니야! 모니가 대신 모니카구!ㅎㅎ담에 한국서 보자~!



Fauzan 이 편집한 동영상도 볼 시간이 있었다. 으.. 정말 잘 만든 동영상. 너무 멋진 영상이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아, Fauzan 네가 20살이라니..



마지막 Yosi 교수님의 말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가장 scary 한 commitee 로 뽑히셨지만 사실 너무 감사한게 많았다. 타이트하다고 불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심한 것까지 챙겨주시는 커미티에게 모두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짤막하게밖에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엔 꼭 박사 따고서 만나뵙기를~! yosi 교수님을 비롯해 그레시아, 빈땅, 폴, 헨드라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호텔을 나서면서. 홍콩서 온 솀, 말레이시아서 온 누린, 인도네시아의 라흐마니아. 셋 모두 정말 너무 좋아 헤어지는게 아쉽던 친구들. 다들 너무 고마웠어~!



원치 않는 친구들은 귀가했고, 원하는 친구들은 호텔 바로 길 건너의 bar 로 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에 도착하자마자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기 시작해 택시를 불러 호텔로 갔다. 심하게 온 몸살기운에 옷을 두껍게 입고 약을 먹은 뒤 바로 잠들었다, 1시쯤 깨어 짐을 챙기고선 다시 잠들었다. 마지막 날 나때문에 고생했을 룸메 darika 와 wendy 에게 미안했다. 어쨌거나, 반둥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