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길

짐을 싸서 인천으로 올라가고 있다.

싱숭생숭하던 마음도 오랜동안 준비한 탓인지 마구 비틀거릴 정도로 힘들진 않았다. 다시 돌아올 땐 무척이나 많은 것들이 변해있겠구나 싶어, 유성을 떠나 청사를 들려 북대전IC를 빠져나오는 대전을 찬찬히 구경했다.

더 잘 해보려고한 선택들이 되려 부메랑처럼 돌아와 마음이 아팠다. 지난 한 주는 그렇게 계속 아픈 일주일이었다. 아픈데 바쁘기까지 하니 뭐가 잘 된 것도, 될 것도 없었다. 내딛는 모든 걸음이 점점 더 나락으로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태영이의 말처럼 가진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되려 인생이 쿨해지는 느낌이다. 느낌을 가지려 한다가 더 정확한 말이겠지만.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바라지 않고, 혼자서. 홀로.
잘 다녀오겠습니다. 한 달 뒤에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