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의 순간들

연구실에서 원총실로 이동할 때, 보통은 차를 놓고 걸어갔다 오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차를 몰고갔다.

음악이 랜덤플레이되며 성시경의 그날 이후를 들었는데, 약간 차가운 공기랑 뿌연 앞유리 너머로 보이는 다른 차의 브레이크등, 막바지 퇴근길 풍경에 괜히 맘이 샤르르 녹아버렸다. 1분 남짓한 시간이었는데 정말 황홀했다. 회의에 가서 뭐 이것저것 말을 한 것 같은데, 사실 무슨 말을 하고 왔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 들었던 두 개의 톡은 상반된 방향이지만 공통된 말을 하는 느낌이었다. 대우나 프레지에 다닐 때 들으러 다녔던 톡들, 그 톡을 같이 듣던 사람들, 그 때 적어두었던 메모들, 그런 잡생각들이 갑자기 물밀듯 생각나서 약간 좀 울컥(?) 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잘 모르겠다. 뭐가 하고싶은지, 뭐가 좋은지 좀 미궁에 빠져버린 느낌이다. 한동안은 ‘으으 전부 싫어!!’ 모드에 갇혔었는데, 어느샌가 ‘다 재밌어!!!’ 모드가 되어버린건지.

오늘도 두고두고 후회할 여러 후회의 순간들을 만들어버렸다. 매순간 집중해 용기 뿜뿜이어야 하는데, 자꾸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는 기분이 든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