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루틴

여행을 다녀온 뒤, 이제야 좀 여독이 풀리는 느낌이다. 목요일, 금요일엔 다리가 후들거리고 오른팔이 저린 것이 아.. 며칠 더 쉬면 끝내줄 것 같은데~! 란 기분이 가득했었다.

이번 여행은 이상하게도 지난 여행들과 다르게 몇 가지를 깜빡한 것이 있었다. 그간 지켜온 여행의 시작부터 끝을 관통하는 루틴을 정리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1. 짐 챙기기 원체 잘 까먹는 성격인지라, 여행 시작 전 빠르게는 한달, 늦어도 일주일 전에는 분더리스트에 해당 여행의 이름으로 리스트를 하나 생성한다. 여행 전날 짐을 싸기 시작할 때, 리스트를 훑고 챙기기 시작한다.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다 챙겼더라도 꼭 까먹는 것이 생기기에 방을 AtoZ로 훑으며 진짜 까먹은게 없는지 이중체크를 한다.

대부분의 여행에 공통으로 가져가는 것은 여벌옷, 카메라, 슬리퍼, 배터리, 노트북 등 일반적인 물품들과 휴대용 병따개, 옷핀(물집 제거용), 스탬프수첩, 얇은 네임펜(병뚜껑 마크용) 등의 특별하다면 특별할 물건들을 파우치에 담아 가져간다.

이번 여행에선 글쎄 얇은 네임펜을 깜빡했다. 나의 루틴도 점점 나이가 들고 변해가는 것일까?

  1. 돌아오는 길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제3국에 맞춰 설정했던 키보드를 삭제하며 여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물론, 사진을 추리고 기억을 더듬으며 김수지닷컴에 글을 정리하기 전까진 계속 여독을 풀지 못하지만.

  2. 여행 중 음주 헤비드링커를 지향하며 틈날때마다 술을 걸쳤는데 이상하리만치 이번 여행에선 술맛이 쓴 것이, 아무래도 금주의 시기가 다가왔나보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