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7

AOTULE 프로그램 farewell 파티가 있는 날이었다. 그덕분에 다들 여행을 멈췄는지, 레지던스에서 얼굴들을 볼 수가 있었다. 본의 아니게 땀이 나버린 하루가 되었지만 후회되진 않는다.



원래는 어제 술을 왕창 마시고 해장하려고 사온 신라면을 아침으로 먹게 되었다. 양파를 왕창 쓸어 넣고 고춧가루를 더 뿌렸더니 그 맛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힝


짐을 챙겨 느긋하게 간 곳은 타마플라자 버스 정류장이었다.


으으 드디어 샀다! 후지큐팩 티켓! astri 것과 내 것을 합쳐 도합 여섯장! 각각 타마플라자->후지큐 왕복 티켓과 후지큐 입장권!


그리고 타마플라자에 가라갸라도스를 올려 코인도 받았다.


전철을 타고 아자미노역으로 갔다. 이제 이 우체국도 오늘이 마지막 방문이겠지?


드디어 이번주 내내 못 찾았던 택배를 찾았다. 이게 마지막 택배일까나? 아쉽다. 우체국 아주머니가 이거 무겁고 큰 데 집 가까워요? 가지고 갈 수 있겠어요? 일본어로 물어보셨다. 그 말을 이해하고 다이죠부데스!! 말하는 내 스스로가 아 정말 일본서 꽤 머물렀구나 생각하게 만들었다. 여튼 이제 ZARD 관련 물품도 주문 및 배송 끝이다!


짐이 생각보다 커서 이치가오에 가는 걸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갈까도 했지만 그냥 나온김에 어케하자는 생각으로 이치가오에 있는 Aoba ward office 로 갔다.


일본 생활의 시작도 여기서 시작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존박 네 생각 노래가 계속 생각난 하루였다.


대기표를 뽑고 서류도 작성하고 한참을 기다렸다.


farewell 파티는 5시부터였는데, 아무래도 4시 19분 기차를 타지 않으면 늦을게 분명했기때문에 죄송한데 저 지금 가봐야해서 어케 안되겠냐 하니까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것 같은 직원이 엄청 서둘러 처리해주고 남은 건 내일 다시 오랬다. 너무 미안했다ㅠㅠ 땀을 삐질삐질ㅠㅠ


요코하마가 분리수거로 유명한건 알겠는데 이런 스티커까지 나눠주는건 곤란해..


받았던 대기표를 다시 반납하면서 스미마셍 해야했다. 윽.. 정말이지 이런 순간마다 ‘어른’ 에 대해 생각한다.

어른이 되고싶다 말로만 할게 아니라 행동으로 해야한다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남에게 폐를 끼칠때마다 어른에서 마이너스 1포인트 되는 느낌이라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든다. 어른이 되기가 너무 힘들다.


다행히도 전철을 탔고, 아자미노에서 급행으로 갈아탔다. 에다역을 지날 때 이 순간을 찍고싶어 카메라를 꺼냈다. 저기 어딘가에 레스토랑 소피오도 있고, 츠쿠시노도 있고, 요코하마가 있다.


아자미노에서 급행을 기다리며.


이렇게 아자미노에 서있는 순간도 몇 번 안남았을 것이다. 대전으로 돌아가 겪게될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면 아쉽지는 않지만 다시 못 올 순간들에 대해선 어쩔 수 없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이 급행 칸에 서 있는 날도.


아쉬움 마음 반, 파티에 늦었다는 마음 반으로 맨 앞칸에 섰다. 오이마치센으로 갈아타 오오카야마에 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맨 앞칸에 있기 때문에 여기 서있는게 유리하다ㅎㅎ


헐? 4시 53분에 도착했는데ㅋㅋ 학생 중에 일빠로 도착이다!


파티는 짧고 간결했지만 여운을 남기기엔 충분했다.


이제 이 동공대 복도를 보는 것도 마지막이겠지?


모두 감사합니다!


트레이시가 같이 가라오케에 가자했는데 다들 술을 잘 안마셔서 파토가 났다. 대신 방에서 홀로 조촐한 파티를 가졌다. 어제 못 마시고 잔 맥주들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