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6

지브리 티켓을 예약해놓은 날이었다. 전날 검색을 하다 키치조지에서 자전거를 200엔에 빌릴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다. 본의 아니게 자전거를 타다가 하루 종일 키치조지에 머무르고야 말았다.



아침에 타마플라자로 걸어갔다. 최소한 8시 20분차를 타야했는데 늦었기 때문이었다. 예전 생각이 나서 급한데도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다 왜 왼쪽 빌딩 안으로 들어갈까?? 궁금해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타마플라자 역이랑 이어져 있어서 힘들게 오르막내리막을 걷지 않아도 되는 지름길이었던 것이다.


여튼 시부야로 가서 이노카시라선을 탔다. 계속 고독한 미식가의 이노카시라가 생각났다.


오 몰랐는데, 이노카시라선의 종점이 키치조지구나.


키치조지에 내려서 자전거를 빌렸다. 24시간 200엔밖에 안하다니! 그리고 일본 여성의 체형에 맞춘건지, 어쩐건지, 자전거 안장이 낮아 타는데 조금 불편했다. 하하하 대여 자전거중에 나한테 불편한 자전거 안장 세팅이 있다니!


자전거는 생각보다 새삥이라 좋았다. 앞에 시계도 달려 있었다.


5분정도 달려 지브리뮤지엄에 도착했다. 뭐랄까 자전거 주차장도 굉장히, 동화같았다. 걸어갔으면 한참 걸렸을텐데 땀도 안흘리고 다행이었다.


드디어 도착! 다시 왔다.


예전에 왔을 때랑 달리 리모델링 되어 있어 이곳저곳이 바뀌어 있었다.


외관 페인팅도 달라진 것 같고,


아침 10시 제일 이른 타이밍 티켓인데도, 앞에 사람이 무지 많았다.


흑흑ㅠㅠㅠ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할머니 소피가 걸려버렸다. 진짜 붉은돼지 필름이 갖고싶어 아또… 쿠레나이노부타와 아리마셍까 물어봤는데 역시나 교환은 안된다한다 흑흑


실내 촬영 금지인 것을 모르고 나도 모르게 찍어버렸다! 다시 카메라를 락커에 넣어 놓고 편하게 다녔다. 붉은 돼지 섹션에서 아드리아해라든지 비행정을 맘껏 볼 수 있어 좋았다. 여러가지 단편 중 재밌는게 있었는데, 가장 재밌었던건 空想の空とぶ機械達 動画 이다. 아ㅋㅋ 이 B급 병맛은 정말 너무 좋다. 상영관에서 틀어주고 있는 영화는 めいとこねこばす 였다. 사실 토토로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짧은 영상들을 보고 나니 나도 버스네코에 올라타고 싶었다.


뮤지엄 샵도 촬영이 안 되지만 꼭 찍고 싶던 사보이아! 왜 나는 저렇게 조립 못한거지 흑흑


옥상으로 올라왔다.


나도 점심에 도시락을 싸와 하루 종일 여기에 머물려고 10시 티켓을 예매했던 건데, 점심으로 먹고 싶은 곳이 생겨 다음을 기약했다.


안녕!


아 그리고 바뀐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전 직원이 저렇게 파란 티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로 깔맞춤을 했더라! 보기 좋았다.


사토우. 스테이크가 도대체 얼마나 괜찮길래?


오 그런데 이렇게 해서 1600엔이라니 정말이지 먹을만 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것보다 저렴한 천엔(?) 짜리 오일소고기도 여전히 주문 가능했다. 이 스테이크를 다 먹고도 배가 남으면 그걸 먹어야지 했는데 실패. 하루 10접시 한정이라던데, 오늘은 이 가게 웨이팅도 없고 좋았다.


밥을 먹고 나오니 1층 사토우 정육점에 멘치카츠 사려는 줄이 가득.


키치조지 상점가 구경을 시작했다. 아 그러고보니 자전거! 정말 키치조지에서 자전거 주차가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 식당 앞에 세우려 했는데, 자전거 세울 곳이 없었다. 그렇다해서 둘러보니 길거리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시장 내에 자전거 주차장은 꽤 많았다. 그런데 200엔에 빌린 자전거 200엔 주고 주차하려니 뭔가 아까워 좀 돌아다녔다. 어느 슈퍼 앞에 주차를 해놓고 가려는데 경비아저씨가 눈빛으로 거기 주차하면 안돼 말씀하셔서 얼른 자전거를 갖고 나왔다. 어느 게임장 옆에 주차장이 있길래 거기에 주차를 했더니, 웬걸 나중에 돌아가보니 자전거에 ‘고객 외엔 주차 금지’ 딱지가 붙어 있었다.ㅠㅠ


여튼 북오프에 갔다. 여기 북오프 4층짜리로 꽤 컸다. 하지만 그건 없었다.


자전거를 찾아 간 곳은 이노카시라 공원. 근데 여기 자전거 타고 가면 안된다는건가????


굉장히 조마조마했지만 일단 타고 들어갔다.


아 다행이었다. 공원 내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꽤 많았다. 그리고 알고보니 자전거를 타도 되는데 장기주차를 하면 안된다는 것 같았다.


한번도 이노카시라 공원 한 바퀴를 크게 돌아본 적이 없어서,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만 돌아보려 한건데 포켓몬을 시작한게 발단이었다. 이 공원 포켓몬이 엄청 잘 잡혔다. 자전거로 5~6바퀴 돈 것 같다…


그래도 멋진 호수를 끼고 도니 기분이 좋았다.


포켓스탑엔 사람들이 다 이렇게 엄청 몰려서 다들 손가락을 휙휙 거리고 있다.


물론 포켓스탑이 없는 곳은 이렇게 한적하다.


엄청 큰 개 두마리와 조그만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나온 아저씨.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개 찍느라 멈춰섰다. 사람만한 개라니ㅋㅋ 근데 이 중 왕초는 저 쪼끄만 까만 개 같았다. 저 작은 개가 짖으니 큰 개들이 움찔움찔.


이노카시라 공원에서의 목표는 갸라도스를 만들고 가는 것! 드디어 4시간만에 잉어킹 400 메달을 모았다. 완성이다ㅠㅠ


반가워 갸라도스!


너무 힘든 나머지 공원 내 가게에 들어가 아사히 슈퍼 드라이 엑스트라 콜드를 시켰다. 폭풍 자전거 드라이빙 후에 마시는 맥주는 꿀맛이었다. 여기서 한참을 머물며 나고야 다녀온 여행을 정리했는데, 5시가 가게 영업 종료란다. 얼른 챙겨 나왔다.


출출해질 것만 같아 사토우에 다시 왔다. 여전히 줄이 길었다.


드디어 맛보는 멘치카츠.


사진은 못 찍었지만, 시부야에 내려 북오프에 갔다. 하지만 붉은돼지가 없었다. 후타코타마가와에도 들렀다. 저기 저 타카시야마 백화점에 iittala가 있댔다.


아니? 여기에 포트넘앤메이슨 티룸이 있었다니? 생각치도 못했는데 반가웠다. 왜 난 신주쿠까지 간거지?ㅠㅠ


오 저기 있다 iittala! 하지만 도쿄 에디션 컵이 없었다. 이제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건가?ㅠㅠ


오는 길에 사기누마에 내렸다. 가야지 생각만 했던 바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 했다. 볼 때나다 뇻뇻이 생각나는 저 가게.


크래프트 비어를 판다는 Bar sal’s 에 왔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부담스러웠다. 내부 사진 촬영 금지란다, 그것도 모르고 촬영해서 죄송하다 했다. Asahi Monkey Sour 이란걸 마셨는데, 레몬음료같아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그리고 엔쵸비포테이토샐러드를 먹었는데, 오 이 조합이 꽤 괜찮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 씻어야되는데 정리해야되는데 연신 말하다가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자버렸다. 으으 제일 싫어하는 땀흘린채 침대 누워 잠자기 시전이라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