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4

드디어 길고 길었던 미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포틀랜드에 오래 머물러서 할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발에 땀이나도록 열심히 다녔다!

OSHU에 올라 다시 포틀랜드에 오게될까,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택스프리는 넘나 좋은 것 같다.

애너하임에 도착한 날 샀던 T-mobile 3GB 심카드는 결국 2GB 밖에 못쓰고 꺼내야했다. 이 심카드에 다시 탑업해서 아이폰에 넣을 날은 언제가될까 궁금했는데 가까운 미래는 아니겠거니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일도 많았고, 우울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꽤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열흘이었다.



원래 아침 일찍 짐을 챙겨 펄디스트릭트에 있는 카페에 가려 했었다. 김혜수와 친했는데, 해피밀로 받은 공룡 모형을 김혜수에게 주는 꿈을 꾸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카페는 포기했지만 펄디스트릭트로 출발했다. 포틀랜드엔 노숙자가 정말 많았는데, 가끔 그들이 지나간 거리에서 그 향기, 부다페스트가 생각나는 그 향기를 맡곤했다. 여튼 노숙자가 버리고간 밥벌이판.


펄디스트릭트에서 제일 먼저 간 곳은 REI다. 사실 뭘 파는지 대강만 알고 갔는데, 생각보다 더 멋진 곳이었다.


아웃도어의 끝판왕 느낌이었는데, 일반적인 캠핑용품부터 카약, 클라이밍, 자전거 등등 그 종류가 엄청 다양했다. 특히나 가격도 그 범위가 다양해 나도 쉽게 눈독들일 수 있었다.


패드를 들어봤는데 너무 가벼워서 놀랐다.


등산화 코너엔 직접 돌을 밟고 올라가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Never uncomfortable 이란 말에 혹해 샌들을 하나 사버렸다.


계산하고 나오는 길. 인터넷에서 봤던 문 손잡이다!


조금 더 걸어 펄 디스트릭트 메인 도로로 들어섰다. 밤에는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 되는데, 왜 힙스터들에게 급부상했는지 알 것 같다.


Safety 에서 57소스 발견!!


볼 때마다 웃음이 났던 은행 로고ㅎㅎ


왜 포틀랜드의 다리들은 다 엄청 높게 지었을까. 궁금하지만 어디 물어볼 데는 없고. 여튼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대부분 모든 다리가 엄청 높다. 진짜 높은건지, 높아 보이는건지.


할 말 많은 가로등.


근처에 우체국이 있길래 잠시 들르려 했는데, 음… 왠지 포틀랜드 중앙 우체국인가보다. 너무… 거대했다. 온갖 운송 트럭들이 다 모여 있었다.


우체국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patagonia 매장이 앞에 있길래 들어가봤다. 상상도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뭔가 사와버렸다. 너무 싸게 팔고있는 걸 어떡해.


드디어 우체국에 들어갔다. 음.. 아마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우체국은 아닌 것 같고, 비지니스 고객이나 대형 운송을 주업무로 하는 것 같았다. 여튼 미국에서 엽서보내는 건 1.5달러더라. (사실 맞는지 모르겠다. 1.x달러였다)


오늘의 원데이 패스를 끊었다.


맥스를 타고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는건지, 공장으로 들어가는건지.


FDC라니! 무시무시한 말 하지마!!


힘들게 힘들게 찾아간 곳은 포틀랜드 최대 음반을 자랑한다고 누가 말하던 밀레니엄 레코드.


하지만 여기에도 Symbiosis 는 없었다. 흑흑.


Los Texmaniacs 에서 Los indios tabajaras 를 찾아보려 했지만 분명 인터넷엔 재고가 있다하는데 여기에 없었다. 오기가 생겨 월드뮤직 코너에 있는 앨범 전체 다 뒤져봤지만 없었다. 아무래도, 진열장이 아닌 창고에 있는 것 같았다.


대신 xavier cugat 을 발견했다! 가격도 착하다!


everyday music 과 달리, 여긴 직접 cd 를 들어볼 수 있게 해놨다. 물론 중고CD에 한해서지만 그게 어디야ㅎㅎ


또 많이 사버렸어… 고마워요 밀레니엄 뮤직.


밥을 먹으러 건너편에 로렐허스트 마켓으로 갔다. 정육점 및 레스토랑이라는데, 여튼 고기가 끝내준다 한다. 엄청 기대하고 간 곳이었다.


원래 스테이크를 먹으려했는데 점심엔 안한단다 흑흑 소 심장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었다. 족발과 편육 사이를 달리는 고소하고 기름진 맛인데 이렇게 심플하게 만들었는데 이렇게 너무 맛있는건 진짜 너무 대단하단 생각이 계속 들었다.


오늘 가능한 부위들은 이렇다 한다.


흑흑 결국 쓰여진대로 샌드위치만 먹고 나왔지만, 다음에 포틀랜드에 들리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스테이크를 먹어보고싶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맨날 사진을 못찍었는데, 드디어 찍었다. 미국 버스 앞에 실린 자전거! 애너하임이든 여기든 버스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지다!


포틀랜드의 스트리트카 스탑 리퀘스트 벨은 이렇게 길다랗다.


도심 곳곳에 공용 자전거가 있었는데, 너무 고급져 사진을 찍어버렸다.


PSU 남쪽까지 스트리트카를 타고 내려온 이유는 이 트램을 타기위해!


무조건 4.25달러 라운드트립으로 끊어야만 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위에서 내려올 땐 따로 표가 없다. 말이 라운드트립이지 사실상 위로 올라가는 편도 표였다. 애초에 내가 가진 원데이 패스로 버스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이 에어리얼 트램을 탔다면 공짜로 타는거였는데.


여튼 드디어 출발! 라인이 이상하게 잡혀있어, 타고 올라가는게 꽤나 무서웠다. 덜컹거리고 바이킹처럼.


대신 올라가는 뷰가 끝내줬다. 포틀랜드 시내하며 많은 다리들, 그리고 후드산까지 볼 수 있었다.


이 트램은 산위에 있는 OHSU 라는 대학병원에 연결되어 있다. 이런 경치 멋진 곳에서 머무는 환자들이라면, 병이 금방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너무 멋있었다!


병원을 이렇게 활보해도 되나 관광객이라 미안했지만… 병원이 너무 커서 놀랐다. 건물도 여럿에 마치 진짜 캠퍼스 같았다. 그러고보니 진짜 캠퍼스지?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병원에 커피숍에 앉아 경치를 더 구경하다 내려오고 싶었지만.


이런 곳에서 일할 수 있다면 의사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단 생각도.


그러고보니 포틀랜드에서 처음 버스를 탔을 때가 생각난다. 버스가 정류장에 섰는데 문이 안 열려서 엄청 당황했는데, 옆에 서있는 다른 아줌마가 문을 밀라고 알려줬었다. 진짜 문을 밀면 문이 그제서야 자동으로 열린다.


첫 날 못 들린 PSU 기념품샵에 갔다.


이렇게 큰 데 살만한 게 없었다. 내가 PSU 티셔츠를 입고다닐 것도 아니고… 결국 빈손으로 나왔다.


포틀랜드도 신뢰의 사회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교통 시스템. 버스를 제외한 다른 교통수단은 티켓 검사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두 일년짜리 패스를 끊어 목걸이로 걸고다니는 사람들! 가끔 몇몇 할머니들은 본인 사진이 들어가있는 일년짜리 패스를 보여주었다. 그럴때마다 아 여기 역시 미국이구나, 역시 미국 사람들 참견 많고 말 많아… 그런 생각이 다시 들긴 했었다ㅎㅎ…


어제 Nordstrom 에서 산 바람막이 S 사이즈가 혹 있지 않을까 해서 시내에 있는 Scotch&Soda 매장에 갔다.


하지만 여기엔 그 디자인 자체가 없었으며, 옷들 자체도 훨씬 비쌌다.


가로수가 울창한 포틀랜드를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구나.


혹 그럼 S 사이즈가 다시 들어오진 않았을까 Nordstrom 에 갔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지.


건너편 ROSS 에 갔다. 지난번에 가려 했는데 깜빡해서.


가방을 하나 살까 했는데, 맘에드는 게 없었다. 대신 스카프를 하나 샀다.


발걸음을 서둘러 TJMAXX 에 갔다. 어제 못 산 가방을 사러!


원래 사려던 백팩 말고도, 가방 하나 더랑, 반바지도 사버렸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들려 포틀랜드 컵을 샀다!


으 본의 아니게 오늘 쇼핑을 겁내해 짐이 많았다. 얼른 서둘러 짐찾고 공항 가야되는데ㅋㅋㅋ


부랴부랴 짐을 찾고 다시 재정비해 맥스 정류장에 왔다. 시간 딱 맞춰 왔는데, 왜 안오지 생각하고 있던 찰나 건너편에 있던 미국인 언니가 나에게로 다가와 혹 공항가냐고 물어봤다. 이상한 사람인가 혹 도를 아냐 물어보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공항가는거 여기서 타는거 아니라고ㅠㅠ 코너 돌면 또다른 트램 정류장이 있다한다. 분명 구글맵도 여기를 찍어주고, 트램 정류장 사인보드에도 에어포트가 써있는데 흑흑


코너를 돌아가니 이미 타려고 했던 트램은 출발하고 없었다. 다음 트램은 15분 뒤에나 있어 짐을 다시 또 재정비했다. 올 땐 캐리어가 텅텅 비었었는데, 이렇게 가득차버렸네.


트램을 타고 갑자기 허기가 밀려왔다. 어제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두었던 에너지바를 폭풍 흡입했다.


PDX -> SFO -> HND 아메리칸 에어라인으로 끊었는데 앞에껀 알래스카 코드쉐어 뒤에껀 jal 코드쉐어였다. 체크인을 하고 공항 구경을 하기로 했다.


시내에 있는 관광명소가 다 공항에 있었다. 파웰서점도 있고


푸드트럭도 있었으며


오레곤 기념품샵도 있었다.


살까 했던 체인 병따개.


stumptown coffee 도 있어 커피를 마시며 정리를 좀 하기로.


근데 커피맛은 시내에 있는 stumptown 커피하고 다르더라. 그때 마신건 고소하고 시큼했는데, 이건 그냥 평범한 커피다.


이제 드디어 손톱도 깎을 수 있어 좀만 참으면!!


오늘 타고갈 비행기.


저가라인 치고 알래스카 항공기는 꽤나 마음에 든다. 깔끔한 디자인하며 110V, USB 충전기까지!


다음번 알래스카 항공을 타게될 땐 언제일까. 이번 생에 있을까.


진저에일하고 오렌지티를 마셨는데, 오렌지티가 너무 맛있어서 사진을 찍어버렸다. 처음 먹어보는 건데 진짜 sweet orange tea 였다ㅋㅋ 한국에서도 팔던데 가서 사야지.


찍을까말까 고민하다 용기내 찍었다. 미국 내 대부분 변기 커버들이 다 저렇게 굵어서 앉으면 넘나 이상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뭐랄까.. 뚜껑위에 앉은 기분이랄까… 진짜 머같은 기분.. 아마 미국엔 비만인 사람들이 많으니까, 우리처럼 얇았다간 엉덩이에 배길까봐 이런게 아닐까 추측해봤다.


석양이 지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밀린 굿와이프를 봤다.


드디어 샌프란에 도착할라 그런다. 사진에는 잘 안찍혔지만, 그 밝고 거대한 부지를 보면서 정말 대단한 도시인가보다 생각했다.


공항에 내려 체크인까지 5분이 남았길래, 밥을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사실 클램차우더를 먹으려했는데 레스토랑들이 다 문을 닫았길래 중국 음식점에 가버렸다. 사실 완탄 수프만 시켰는데 아줌마가 잘못 알아들으시고 큰사이즈를 주셨다. 덕분에 2인분을 와구와구. 나중에 알았지만… 아직 문을 연 클램차우더 파는 식당이 있었다. 흑흑 일이 꼬여도 정말 흑흑 이란 생각을 했다.


1시 55분 비행기라 2시간정도 시간 여유가 있었다. 샌프란 땅이나 밟아볼까 생각에 밖에 나가봤다.


그리고 거기가 3층이란 사실을 깨닫고, 진짜 땅을 밟으러 1층으로 내려갔다. 포틀랜드도 그랬고, 샌프란시스코도 넘나 추웠다. 애너하임만 더운가봐.


오늘 타고갈 비행기. 만석이 아니라서 옆에 아무도 없이 엄청 편하게 왔다. 심지어 일찍 체크인하는 덕분에 비상구좌석 앉아서 더 편했다. 생각해보니 아까 PDX->SFO 도 만석이 아니라 옆에 아무도 없었는데.


게이트 앞에 노트북을 할 수 있는 데스크가 있어 폭풍 인터넷을 했다. PDX 공항은 토렌트가 안되었는데 여긴 되길래 굿와이프 8화를 받았다.


이번 여행에서 받거나 산 컵들.


그리고 산 CD들! 얼른 다 들어보고싶다!


뒤척이며 자다, 결국 네 시간은 뜬 눈으로 보냈나보다. 새벽에 도착한 하네다는 너무 아름다워 놀랐다.


김동률인가가 썼던 것처럼, 오늘 처음 도쿄에 와 본 사람들은 도쿄를 이런 하늘로 기억하겠구나 참 행운인 사람들이다,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