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캠프와 음악

얼마 전 코드캠프라 하여 회사 사무실 대신 옆자리에 일하는 동료네 집에 팀원들이 모여 일을 했다. 한국에서는 (심지어 동료한테 물어보니 헝가리에서조차) 상상도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아침에 짐을 싸서 회사 대신 동료네 집으로 가는 트램을 탔다니ㅎㅎ

여튼, 요리도 해먹고 일도 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일을 하는데 서로 돌아가면서 음악을 선곡해 듣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Kpop 들을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것저것 틀었다. 락을 좋아하는 애들이라 그런지 다들 시큰둥했다. 동료들은 브라운아이즈의 노래를 들으면서는 백스트리트보이즈 같다 했으며 고찬용을 들으면서는 마이클 잭슨이 떠오른다 했다.

처음에는 ‘뭐야 얘네! 한국노래 무시하는게야?’ 싶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길,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얘기가 맞는 듯 싶었다. 정말로, 우리는 아류가 맞는걸까 계속해서 되뇌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세계가 너무나도 편협하게 돌아가고있었구나 띵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국 노래들을 다시 차근차근히 들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마구 좋아하고 동경하던 노래들에서 허점이 보이고 부족함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다가온다. 그렇다고 Kpop 을 폄하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다. 그 부족함과 풋풋함 자체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들을 수 없는 느낌이기에.

나를 감싸고 있던 또 하나의 껍질이 깨지고 새로운 껍질을 맞이한 느낌이다. 자! 다음 껍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