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023

31, December (Sun)

비행기에 올랐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전표매입이 공항가는 버스에서 이뤄진게 재밌었던 포인트. 적당히 더운 나라에서 2023년의 마지막을 보내고, 2024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폭죽이 터지는 줄도 모르고 글썽거렸다.

30, December (Sat)

오랜만에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다. 메가박스에서 <류이차 사카모토: 오퍼스> 오티를 수령하고, 현상한 필름을 찾고, 앤티앤스 쿠폰까지 쓰고오는 알찬 여정의 시간을 가졌다. 출국 전 끝낼 수 있는 투두리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짐을 싸고, 일찍 잠들었다.

29, December (Fri)

아침부터 은행을 도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결국 사업자 통장을 잘 만들었다. 오피스에서 이런 저런 인쇄와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하루에 한 끼는 네이버 맵에 저장해놨던 TO EAT 리스트를 지우려고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집에 돌아와 2시간 같은 5분 쪽잠을 자고, 다시 또 투두 리스트를 지워나갔다. 외계+인 2부 빵티에 성공했다. 셀프 부페 식으로 저녁을 먹고, 열심히 푸켓 여행기를 쓰고 있다.

28, December (Thu)

아침에 현경이를 만나러 서대전역으로. 1차, 2차 점심을 먹고 카페까지 갔다가 대전역에서 헤어졌다. 한 나절을 만나는 것처럼 알찬 반나절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진관에 들러 2023년 열심히 찍었던 필름을 현상했다. 자전거를 타고 당근으로 옥토퍼스 카드를 사고, 충대 도서관까지 들렀다. 커피를 마셔도 왜이렇게 졸리던지.

27, December (Wed)

아침 일찍 일어나 부리나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굿즈를 수령하러 메가박스에 갔다. 영화는 두 시 반이라,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원래 황태어글탕을 먹으려다 엉겁결에 가게된 토미야에서 정훈이를 마주치는 우연이. 식당과 스타벅스에서 직장인 점심시간 러시를 겪으니 새삼 재택근무가 감사해진다. 티데이로 도미노를 포장해와 뚝딱하고, 오랜만에 짜요와 통화를 했다. 투두리스트를 많이 지웠는데 또 많이 채웠다. 생각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아예 홈화면에서 바로 작업을 입력할 수 있게 위젯을 설치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사온 분무기로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물벼락을 맞느라 고생 많았어 식물 친구들아. 점심을 기다리며 속보로 뜨는 이선균의 뉴스에, 생과 사를 가르는 그 무언가에 대해 생각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6, December (Tue)

처음으로 오피스에 방문해봤다. 가보고 싶었지만 못가봤던 칼질만번짬뽕에서 점심을. 타슈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가 다시 타슈를 타고 엣지 친구들을 보러 봉명동으로 나갔다.

25, December (Mon)

길었던 연휴의 끝. 점심부터 곱창을 구워 먹었다ㅎㅎ.. 항상 남는 아쉬움에 적당히 익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 <무빙>을 끝내다.

24, December (Sun)

적당히 가라앉고 또 적당히 들뜬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슬리피타운에서의 웅성웅성한 베이스음 사이로 이따금씩 들려오는 목소리가 좋았다.

23, December (Sat)

B마트에서 주문한 플레이트용 치즈, 하몽 세트, 그리고 사과의 삼합이 좋았다. 지난번 제주에서 사온 돔페리뇽 2013년산을 따 크리스마스 4브를 자축하다.

22, December (Fri)

드디어 귀국. 상해 공항에서 맞이하는 아침 해가 따뜻하고 좋았다. 저녁으로 태평소국밥에서 갈비와 내장탕을 포장해와 한잔 땋!

21, December (Thu)

푸켓에서의 마지막 날. 호스텔의 체크아웃 시간까지 느지막히 즐기다, 라와이로 넘어가 점심을 먹고, 운명같았던 킴스 마사지에서 타이 마사지를 받고 무에타이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 지는 노을을 보며 공항행 버스를 탔다.

20, December (Wed)

올드타운에서 시간을 보내다 카타로 넘어왔다. 또 삼만보를 걷는 고행이었지만, 카타 해변에 누워 석양을 보는 푸켓 일정의 마무리는 꽤나 오래 남을 것 같다.

19, December (Tue)

두 마리의 레오파드 상어를 보다. 오픈 워터도 무사히 취득했다. 멀미약을 먹으면 되는 거였는데, 왜 지난 시간들을 고생했는지. 4일동안 정들었는지 피피섬을 떠나는게 못내 아쉬웠는데, 막상 올드타운으로 넘어오니 피피섬을 금방 잊고 다시 또 올드타운이 좋아졌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펍에서 빗소리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18, December (Mon)

무사히 첫 실전 스쿠버다이빙을 마치다. 두 마리의 거대한 갑오징어가 푸른 빛을 뿜으며 유영하는 모습을 본게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오징어 구이에서나 보던 눈이 살아있을 땐 그렇게 매섭게 생긴줄 몰랐다. 어제의 기진맥진과 작별하고 뷰포인트에 올라가 석양까지 야무지게 보고 내려왔다. 내일이면 피피섬을 떠나 다시 푸켓으로 돌아간다.

17, December (Sun)

느지막히 일어나 늑장도 부리고, 카페에 가서 시원한 라떼도 마시고, 1 팟타이도 때리고, 그리고선 다이빙 스쿨에 갔다. 12시 반에 들어섰는데 7시가 되서야 숙소에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수영장에서의 수영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지구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날이었다. 오늘은 고작 3m 깊이였는데, 내일부터 18m 속에 어떻게 들어가지 하는 걱정뿐이다. 바다에 점심 먹은 것을 헌납하고 나니, 태국 음식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신라면을 사왔다. 그냥 돈을 날린셈 치고 내일부터 나가지 말까 생각도 했지만,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내일 아침 바다에 나갈 장비를 샵에 세팅해놓고 왔더니 그래도 가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일 집합 시간은 아침 6시 45분이다.

16, December (Sat)

아침 일찍 피피섬으로 넘어왔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다이빙스쿨에서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 코스를 신청했다. 해수욕 키트를 챙겨 로달럼 해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도미토리를 벗어나 혼자 쓰는 방이라, 편하게 들어와 여러번 씻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

15, December (Fri)

푸켓으로 입국하려는 외국인이 무지 많았다. 입국 수속 줄에서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린 끝에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바트가 아닌 달러로 결제를 시도하는 볼트 앱이 택시를 부르는 데 계속 실패해 숙소에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했다. 짐을 풀고 잠깐 빠통 밤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적나라한 유흥 문화에 여기에 온 게 맞는 선택이었나 하는 현타가 잠시 오기도 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 낮에 돌아다닌 거리는 멀쩡했지만. 뒤늦게 일기를 보고 내내 마음에 걸렸다. 좀 잘 할 걸, 항상 뒤 늦은 후회를.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프리덤비치를 떠나 빠통까지 걸어오는 시간이 오늘의 베스트였다. 아니다, 빠통 비치에서 보는 석양이 베스트인가. 30도를 훌쩍 넘긴 온도에 아침에 입었던 반팔을 벗고 민소매 차림으로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14, December (Thu)

가로수 사이로 반짝거리는 햇살과 공항 유리를 덮어버리는 석양까지, 상해의 햇빛을 온전히 즐긴 날이었다. 상해를 떠나 푸켓으로 왔다. 드디어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13, December (Wed)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 없던 하루였지만, 멘탈을 다잡고 활보했다. 상해에 왔다.

12, December (Tue)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병원행. 오늘은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받았다.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어떡하면 좋아요~” 외치는 선생님의 표정에서 역시, 너무 숙면이었나, 하는 생각이 바로 떠올랐다. 5시간밖에 못자고 나왔음에도 어쩐지 개운하더라니. 동네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유정이가 떠났다. 내일 떠나는 여행 짐을 아직도 싸지 못해 큰일이다.

11, December (Mon)

공유오피스 계약을 마쳤다. 본을 떴던 금니를 씌웠고, 라섹 경과를 보러 안과에 다녀왔다. 바로그집과 유성만두에서 유정이와 식사를 하고선 마트에서 와인을 한 병 사와 뚝딱했다.

10, December (Sun)

집으로 돌아와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투두 리스트를 지워갔다. 저녁에 대전에 온 유정이를 만나 늦게까지 얘기를 나눴다.

9, December (Sat)

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6, December (Wed) 🥊

개인사업자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바빠졌다. 그래도 예매해뒀던 <나폴레옹>을 끝까지 완주하고, 주방장에 들러 쑥크레를 픽업해 집으로 돌아왔다. 12월 한 달 동안 나가지 못하게될 복싱장에 2023년의 마지막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아직 제주행 짐을 못쌌는데, 아직도 해결해야할 투두리스트가 한 트럭이라 오랜만에 밤커피를 내렸다.

5, December (Tue)

마지막으로 서울 오피스에 다녀왔다. 반납할 랩탑과 주변기기를 잔뜩 들고가게 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냥 우리가 킾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지난번 청모때문에 오피스에서 풀로 일하게 된 하루가 있었다는게 축복같았다. 인생의 한 페이지에서, 강남의 어느 삐까뻔쩍한 오피스에 출근해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어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했다. 대전으로 내려와 뜻밖의 태평소와 생파까지. 그래서 결국 악보를 읽는 능력은 무슨 단어였을지 여전히 의문인 채 집으로 돌아왔다.

4, December (Mon) 🥊

유니티 근로자서로서의 마지막 주를 시작. 해야할 것들을 쌓아두고 하나씩 처치해간 하루였다. 복싱이 끝났는데도 기력이 남아 러닝머신을 뛰다 왔다. 티데이를 기념하며 치킨을 시켜놓고.. 그래도 맥주 대신 펩시제로라임으로. 오늘 하루종일 인터넷이 오락가락했는데 왠지 주말에 테이블 정리를 하다가 랜선을 해먹은 것 같다.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규약도 얻어오고, 1년동안 거실에서 눈뽕당하던 건너편 아파트 전등 고장도 신고했다.

3, December (Sun)

바로 집으로 들어와 차를 가지고 다시 나갈까 하다가, 대중교통을 타고 타임어택 여행을 했다. 맘에드는 코트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장갑을 구했다. 약간 사이즈가 벙벙해 키즈로 살걸 그랬나 후회가 살짝 들었는데, 밤에 건조기를 돌려보니 아주 알맞게 줄어 있었다. 맘에 드는 코트를 발견하고 부리나케 마감시간 전에 신세계에 시착을 다녀왔다. 인터넷과 가격 차이가 커 입어만 보고 오는 것으로. 근데 이게 요즘 트렌드라는데 이렇게 난쟁이 똥자루처럼 길게 입는게 맞나 싶긴 하다. 다만, 백화점을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입은 것으로 보아 최소한 대전에서 눈이 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건조기를 돌린 뒤 휴지 범벅이 된 빨래들을 처리하느라 오래 걸렸다. 오고가는 배려의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주말이었다.

2, December (Sat) 🧘

아침 햇살을 받으며 짧은 요가로 몸을 풀고, 산책 겸 베이글을 사와 점심으로. 노트북 정리와 이런 저런 투두리스트를 처리하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도 다시 노트북을 할 수 있던 안락한 하루. 모든 일을 마치고 한 잔 때릴 맥주가 무척 기대된다.

1, December (Fri) 🥊

드디어 충치 치료를 시작했다. 걱정하던 오퍼 레터를 받았다. 애플워치 셀룰러를 해지했고, 어바웃더그릴도 예약 완료. 다이소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쇼핑을 했다. 바지런하게 보낸 12월의 첫 날. 뜻밖의 닭다리와 소세지로 야식을. 12월아 잘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