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023

30, November (Thu) 🥊

어쨌거나, Show must go on 이란 생각으로 보낸 하루였다. 생각지도 않은 소식들과 정리할 것들을 차근히 하나씩 해치웠다. 지난 가을 내내 투두리스트에 있었던 창문 청소도 끝냈다. 창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로봇청소기를 보며 멍을 때리기도. 복싱을 갔다가, 지난번에 못쓴 맥도날드 쿠폰을 드디어 쓰고 영화관에 들러 영화를 봤다. 흘러가는 세상과 사람에 날 맞추는게 재밌다고 생각하는 요즘인데 영화의 내용도 결이 비슷해 흠칫했다.

29, November (Wed) 🥊

올핸즈의 여파로 회사 사람들이 다같이 들썩들썩.. 어쨌거나 디데이가 오기 전에 맡았던 일을 wrap-up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vpn을 키고 일을 처리했다. 오랜만에 복싱장에 갔다. 블라스트가 좀 늦어져서 7시 반 타임에 갔는데 오랜만에 러닝머신까지 뛰고 왔다. 티데이 기념 도미노피자를 포장해다 먹으려 했는데 라스트오더를 맞추지 못해 실패. 수면다원검사에서 제대로 잠을 못자고 19시간째 눈을 뜨고 있는데 피곤하지가 않다는게 신기한 포인트. 푸켓행 비행기 스케줄이 바뀌어 무료 취소가 가능해졌다는게 럭키한 포인트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푸켓에서 쓰려고한 씨투써밋 모기장과 경량 수건이 도착한 날이었는데. 세상은 참 알 수 없어. 그러고보니 아침엔 스케일링도 하고 돌아왔다. 바지런했네.

28, November (Tue)

복싱을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저녁 시간을 착각해 결국 오늘도 못갔다. 오후엔 잠깐 지나네에 들려 동백나무를 픽업해왔다. 밤엔 선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았고, 이른 아침 유니티올핸즈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검사가 끝나고 온몸에 부착한 센서들을 떼고 일어나는 꿈을 반복했다. 인셉션처럼 몇 개 아래로 내려갔다 온 건지 모르겠다.

27, November (Mon)

계속 호구당하기만 하는 날이었는데, 나중에 가서는 그냥 그러려니 싶었다. 요며칠 원격 접속이 불안정했던터라 랜선을 사다가 노트북에 연결했다. 덕분에 내내 미루던 책상 아래 전선 정리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우울감을 떨처내려 노력한 하루였다.

26, November (Sun)

창욱오빠 결혼식에 참석하러 서울에 다녀왔다. 식장이 장충동이라 간김에 밀회 선재네 집 촬영지도 다녀오고, 장충동 대사관 골목 산책을 잠시 했다. 카페에 잠시 머물며 로기완을 읽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본게 에너지 소모가 컸던건지 좀 지쳐버려 예매해뒀던 영화를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는 시간마다 읽었던 로기완이 생각보다 재밌어, 끊어 읽는데도 금방 몰입되었다. 그래도 홈스윗홈.

25, November (Sat)

너무 매울 것 같은 쫄면 대신 시킨 우동은 너무 밍밍해, 차라리 매웠던 쫄면이 다시 그리워졌다. 하던 일을 전부 때려치고 한 유튜브 스튜디오에 취직시켜달라 떼쓰는 말도 안되는 꿈을 꿨다. 대전 예술의 전당 근처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을 했다. 소니 노이즈캔슬링 헤드폰과 함께하는 첫 야외 노캔.. 임윤찬X정명훈X뮌헨필하모닉 공연을 보고 홈플러스에 들려 지난번 산 굴을 환불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빤짝거리는 옥구슬같은 임윤찬의 연주와, 현악기가 베이스를 깔고 관악기들이 돌아가며 솔로로 연주하는 앵콜곡 아리랑이 좋았다. 배려해주고 배려받고, 말없이 주고받은 감정들을 되새기니 좀 벅차기도 했다.

24, November (Fri)

머리를 조금만 다듬으려 한건데 디자이너 선생님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싹둑이 되어버렸다 또르르.. 저녁엔 영화 <괴물> 시사회에 다녀왔는데 오랜만에 보는 수작에 감동으로 범벅되어 집에 돌아왔다.

23, November (Thu) 🥊

생각치도 않았던 족발이 맛있어 눈이 땡그래진 저녁.

22, November (Wed) 🚴 🥊 🎨

오늘 개봉한 <서울의 봄> 오티를 받기 위해 메가박스에 다녀올 요량이었다. 차를 갖고 갈까 하다가 유성 메가박스야 자전거로 금방일 것 같아 출발했는데, 신세계에서 수령해야 한단 사실을 봉명동에 다다랐을 때 깨달았다. 오랜만에 갑천을 끼고 달려 신세계에서 오티를 수령하고, 상품권을 처리하기 위해 맥도날드에 들렀다. 그런데 막상 상품권을 쓰는건 깜빡하고, 런치 앱쿠폰에 신이나 카드결제를.. 멍청비용에 현타가 왔지만 갓만든 베토디가 맛있어 괜찮았다. 오랜만에 탄동천을 끼고 달려 카이스트, 충남대 캠퍼스를 지나 집으로 복귀, 생각치도 못했던 장장 10km의 라이딩. 오늘 복싱장에선 원데이 클래스가 있었다. 지난번에 관장님이 말씀하신 함께 운동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몸소 느꼈다. 물론 복싱 두 타임을 뛰느라 진이 빠지긴 했지만. 어제 허물처럼 고대~로 벗겨진 캔버스에 결국 두손두발 다 들고 새 캔버스를 사왔다. 어젯 밤엔 상해 숙소를 예약했다.

21, November (Tue) 🚶 🥊 🎨

새로 개봉한 바디로션이 샤워젤인 것을 깨달은 건 이미 온 몸에 치덕치덕 발랐을 때였다. 덕분에 바쁜 아침에 두 번의 샤워를. 그리던 그림을 모두 리셋했다. 아크릴 물감의 물성을 제대로 배운 하루였다. 대용량 백색 유화 물감을 구해와야겠단 생각이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는데, 메가커피에 들려 커피도 한 잔 포장해왔다.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 물건 픽업이 오늘인줄 알고 아침에 부랴부랴 밖에 내놓았는데, 알고보니 내일이었다. 어젯 밤엔 고민하다 푸켓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20, November (Mon) 🚶 🥊

힘차게 시작한 월요일, 그리고 그렇지 못했던 연락. 세상에 단도리쳐지는 건 없어, 그냥 닳아 무뎌지게 될뿐이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간이 지나고 딱지가 앉기를 바랬다. 점심을 먹고 동네 뒷 언덕으로 산책을 나섰다. 살구와 다니던 길이라 마음이 쓰여 못갔는데, 그냥 가봤다. 살구가 쓸고다니던 낙엽이 모두 사라진 계절이었다. 일주일간의 공백을 깨고 복싱장에 갔다. 그나저나 어제 먹은 굴을 먹고 제대로 체해, 새벽에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덕분에 반년 가까이 손이 가지 않던 죽을 데워 먹었다. 주말에 설치한 천장등을 제대로 개시했는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냥 내가 무심하게 던진 혼잣말을 위로해주는 답장에, 집으로 돌아오는 계단 앞에서 눈물이 핑 고였다. 썬글라스를 끼고 있어 다행이었다.

19, November (Sun)

오전에는 어제 보다 잠든 <시네도키, 뉴욕>을 마저 끝냈다. 점심을 먹고, 텀블러를 챙겨 스타벅스에 갔다. 노트북으로 간단한 투두리스트를 마치고 책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카페가 너무 건조해 생각보다 일찍 나와야 했지만. 집으로 들어오는 차선을 타지 못해 결국 홈플러스쪽까지 가게된 김에 홈플러스에 들러 장을 봐왔다. Emilie King의 Georgia를 반복해 들었다. 저녁으로 올해의 첫 굴을 먹었다.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던 주말동안 할 일을 단 하나만 빼고 모두 끝냈다. 결국 로기완의 마무리는 주중으로 넘기며.. 밥친구로 <태양의 후예>를 시작했다.

18, November (Sat)

오늘을 허투로 보내기 싫어 포스트잇에 오늘 끝내고 싶은 것들을 가득 적었다. 은구비로 커피를 포장해 은구비공원으로. 캠핑체어에 앉아 책을 읽으며 마지막 가을을 보냈다. 집에 돌아와 배송온 천장등을 설치했다. 드디어 <도깨비>를 끝냈다. 아침에 침대에서 바라본 창밖에 눈이 가득 쌓였다. 2023년의 첫 눈 이었다.

17, November (Fri) 🧘

새로 산 두 개의 물주머니 덕분에 발이 내내 따뜻했던 하루였다. 금요일 저녁이 시작된 줄도 몰랐다. 점심 저녁을 모두 해먹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무 계획이 없는 주말을 보내려는 계획을 하고 혹시 모를 내일을 대비해 캠핑체어와 핫팩을 현관에 꺼내놓는 나란 사람은.. 무척 고대하던 영화 <괴물> 시사회에 당첨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침에 일찍 눈 뜬 덕에 오랜만에 모닝 요가와 짜요가 놓고간 커피드립백으로 시작한 하루였다.

16, November (Thu)

오후 반차를 쓰고 지나가 개업한 스튜디오에 갔다. 사진보다 훨씬 아늑한 공간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건, 지금도 여전히 많이 부족한 사람이란 말과 동일하다는 생각을 되뇌었다. 잘 포용하지 못하고 송곳같은 말만 던지는 스스로가 괴로운 11월이었는데 그 시간을 압축한듯 여지없이 아프게 느껴진 하루였다.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길은 사소한 행복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집에 돌아와 제철 과메기를 시켜 야무지게 먹었다.

15, November (Wed)

인터넷에서 산 조그만 협탁이 도착해 가습기를 설치했다. OS를 업데이트한 뒤 기본으로 제공되던 월페이퍼를 쓰다, 안되겠다 싶어 오랜만에 unsplash에서 11월 에디션을 사냥했다. 저녁엔 대전에 온 짜요를 작교에서 만났다. 쑥크레를 한 병 마시고 충대를 가로질러 집으로 걸어왔다. LP를 들으며 집에서 벌어진 2차가 늦게까지 이어졌는데, 자려고 누우니 시간이 쏜살같았다.

14, November (Tue) 🎨

오랜만에 다리미를 꺼내 어제 정리하며 발견한 셔츠를 다렸다. 냉털에 요긴한 떡볶이로 점심 저녁을 뚝딱 해결했다. 오늘도 덧칠을 했다. 아침엔 맛있는 홍차를 꺼내 우리고, 책상 아래에 카페트를 깔았다. 어제 정리하며 발견한 에코백에 드라이 플라워를 넣어 방문에 걸었다.

13, Novmeber (Mon) 🎨

아침 회의가 없었는데 이상하리만치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날이었다. 복싱을 못가고 대신 집에서 사이클을 탔다. 오늘도 역시 덧칠을 했고, 드라마 <도깨비>를 틀어놓고선 옷정리를 했다. 더이상 입지 않는 옷이 세 봉투나 나왔고, 아름다운 가게 수거를 신청하고 잠에 들었다.

12, November (Sun)

아쉬운 작별을 뒤로한 채 처치앤댄스홀에 가보다. 에드워드양 감독 회고전 영상을 끝냈다. 흰색 물감을 사와 캔버스에 덧칠을 했다. 유영국 화백이 그랬듯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매일 반복된 얇은 덧칠로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다.

11, November (Sat)

오랜만에 스타벅스에서 보내는 오전. 든든한 점심을 먹고, 영화관으로. 안타깝게 느껴지다가도 서운하기도 한, 참 복잡미묘한 양쪽의 감정을 반복해 오간 그런 하루였다.

10, November (Fri)

오랜동안 투두리스트에 머물렀던 냉장고 비우기를 해치웠다. 미리 입수한 정보에 따라 성심당에 방문했는데 아뿔싸 빼빼로가 없었다. 부랴부랴 구하느라 발바닥에 땀이 났다. 별 일이 아닌데, 왜 크게 반응했는지 후회로 남은 밤이었다. 오장박의 내일이 찾아오면을 반복해 들었다.

9, November (Thu) 🥊

오늘은 점심에 복싱을 하고, 파셀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이번 주 스페셜 미네스트로니 스프가 헝가리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사워크림을 톡 떨어트려 먹고 싶은 맛이었다. 일을 마치고 영화 두 탕을 뛰었다. 두 영화 모두 화를 부르는 내용이었다. 극장 간에 이동 시간이 타이트해 운전도 서둘러. 주차를 하고서도 냅다 뛰어야 했다. 부슬부슬 밤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8, November (Wed) 🥊

점심으로 아리랑 순대에 가봤다. 자자한 소문대로 뽀얗고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이소에서 A3 액자를 구해 A4 액자 옆에 걸었다. 내친 김에 핸드폰 바탕화면도 유영국 화백의 다른 작품으로 바꿔봤다.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복싱이 잘 됐다. 한 시간 뒤에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이라, 미리쓰는 데이그램.

7, November (Tue)

서울 직장인 코스프레의 날. 일의 효율이 너무 높아 주기적인 출퇴근을 하는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좋았던 날이었다. (왕복 6시간의 출퇴근이었지만..) 아침에 지하철 개찰구에서 민정이와의 우연한 마주침, 결국 가보게 된 타쿠미곤, 그리고 석사동기들과의 저녁. 본질에 집중하려고 노력한 날이었는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6, November (Mon) 🥊

자신감 하락과 상승이 번갈아 온 하루였다. 날씨가 무척 쌀쌀해졌다. 어젯 밤엔 대만에서 사왔지만 뜯지 않았던 카발란 한 병을 땄다.

5, November (Sun)

이상하리만치 행복한 하루였다. 주고 받는 데서 오는 기쁨이 무척 컸다. 에드워드양 감독 전시회를 뺀 나머지 세 개의 영상 편집을 마쳤다.

4, November (Sat)

게으름 피지 않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하루. 1일 3카페 덕분인지 대만 여행 영상 하나를 뚝딱 했다. 좀 투닥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3, November (Fri) 🥊

끝내고 싶은 것을 계속 잡아 결국은 성공! 껍질을 두들기는 11월, 12월의 일정을 세웠다. 결국은 해봐야 끝나는 게임임을 다시 상기하며..

2, November (Thu) 🥊

이번 주는 계획한 대로 하나도 지키지 못한 주였다. 그게 굉장히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는데, 내심 스트레스가 아닌 척 스스로를 속였던 게 되려 또다른 큰 스트레스로.. 남은 2023년을 잘 보내라는 경각의 쉼표같은 주였다고 생각하며 다시 달려봐야지.

1, November (Wed)

드디어 수면다원검사 예약을 마쳤다. 오늘 영화들은 모두 실패. 기한이 다가온 기프티콘을 부지런히 썼다. 생각치도 않았던 11번가 티다 베어리스타 카드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