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21

31, May (Mon) 🧃

5월의 마지막 날. 잠을 설치기도 했고, 복통이 있어 오후 내내 다시 누워 있었다. 어제 끝내지 못한 일들을 마저 했다. 이제 정말 앞에 놓인 계단의 수가 보인다. 응팔을 틀어놓고 작업한게 결과적으로 책상에 오래 앉아있게 되어 좋았던 건지, 이따금씩 정신을 뺏겨 나빴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후회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좋았던 듯. 큰맘먹고 새로 산 침대 시트에,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익숙해져 버렸다.

30, May (Sun)

이틀 연속 잠을 설친 탓에 무척 피곤하다.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시트를 세탁하는 중간에도 그냥 잠들고 싶은 맘이 간절하다. 아직 발표자료도 다 다듬지 못했는데.. 짜솔, 율이, 그리고 가족과 함께보낸 주말이었다. 신년운세에 따르면 5월은 이동운이 무척 좋은 달이었다 한다. (점차 신뢰도가 높아져가는 신년운세..)

28, May (Fri) 🧃

어젯밤, 어찌저찌 마지막 페이지까지의 컨텐츠는 모두 짜 넣었다. 이제 디테일의 싸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결국 차를 가지고 오후에 출발해 저녁에 동탄에 도착했다. 살아오며 내가 포기한 것들과, 선택한 것들에 대해 되새겼다. 나는 어떤 선택들을 하며 살아왔는가. 앞으로는 어떤 선택들을 해야하나 되새겨보려. 결과론적으론 오늘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을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인생에서 가장 비싼 막걸리를 마셔본 날. 이케아의 향기덕분에 다시 과거로 회귀한 것 같이 붕 떠있던 하루였다. 29일 새벽 5시. 여전히 자료를 다듬고 있다.

27, May (Thu) 🧃 🇺🇸

지난주부터 밀린 일들을 처리하러 학교에 잠시 다녀왔다. 카이밍글서 공구한 소금집 재료들도 받아왔다. 덕분에 저녁은,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근데 당근을 곁들인. 율이의 체리 먹방때문에 깔깔 거렸고, 톡을 몇개 틀어놨다가 지금 그럴 때가 아닌 것 같아 얼른 접었다. 무주영화제 티케팅에 성공했다. PPT를 만들다 논문에서 오타를 발견하고, 서둘러 수정 요청을 보냈다. 피자헛도 아니고, hut test라니 깔깔.. 넓은 노동요의 바다에서 방황하다 1976년 몽트뢰 페스티벌의 Nina Simone 라이브에 정착했다.

26, May (Wed) 🧃 🇺🇸

마지막 살구 빨래를 돌렸다. 애니메이션의 장인이 되어가는 느낌. 원래 하려는 데까진 못했지만, 그래 나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15시간 쉬지않는 작업이 뇌를 멈추게 하는 느낌. 막판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틀어놓고 매달렸다. 일본어를 백색소음 삼으려 한건데, 웬걸, 간사이벤이 자꾸 거슬려 되려 망해버렸지만. Burden이란 단어의 무게에 대해 배운 하루. 갈 길이 멀다.

25, May (Tue) 🧃

밀린 빨래를 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새로운 밥 친구로 브레이킹 배드를 선택했다. 노동요로 CD가 듣고싶어, 플레이어를 사야하나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른다.

24, May (Mon)

지난 주엔 apple silicon으로 docker를 돌리며 설치되지 않는 라이브러리들이 있어 괴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할아버지 덕분에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잠시 5, 6살로 돌아간 것처럼 어리광만 부리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떠난 이들의 모습을 더듬어보면 아파하거나 슬퍼했던 모습보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먼저 앞선다. 허울없는 깊은 사람이 되고싶단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또 한 걸음 배워 올랐다. 감사했습니다.

19, May (Wed) 🧃 🟠 🚵

오랜만에 임모구연 사람들과 만나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었다. 오뉴블 시즌6를 끝냈다. 각키와 호시노 겐의 깜짝 결혼 발표로, 잠시 모두가 벙찐 오후였다. 영감은 항상 어느 순간 연기처럼 피어 오른다.

18, May (Tue)

2021 반둥 AOTULE 친구들과 인도네시아서 홈커밍을 하는 꿈을 꿔버렸다.. 오랜만에 학교에 다녀왔다. 내일을 명절을 제외하고선 올해의 마지막 주말이라 한다. 연구할 게 너무 많아 졸업을 미뤄야하나, 하는 생각을 잠시했던 하루였다. 네 병의 와인과 네 캔의 맥주를 사왔다.

17, May (Mon) 🧃

카이밍글 런칭의 날. 잉글리쉬 클리닉에 접속하는 것도 잊을만큼, 소통하며 보낸 하루였다. 으 와인이 땅기는데 참야야하는 아찔함!

16, May (Sun) 🧃

에어워셔와 가습기를 닦았고, 온수매트를 접어 넣었다. 비로소 여름이 시작된 느낌. 하루 종일 시원한 비가 내렸고, 저녁엔 살구가 갔다. 어제 마시다 만 와인을 다시 따라 마신다. 온도에 맞춰 싹슬이의 노래를 다시 틀었다. 벌써 1년이라니! 시간 참!

15, May (Sat) 🧃 🟠

감기에 걸릴 것처럼 몸이 좋지 않았다. 인지하지 못했는데, NAS의 팬소리가 꽤나 신경에 거슬렸던 것 같다. 절전을 해놓으니 정말 한결 살 것 같은 기분. 살구랑 잠깐 잠들었던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화들과 쌓아둔 책들이 무척 보고 싶었지만, 투두리스트를 틀었다.

13, May (Thu) 🧃 🟠 🇺🇸

살구덕분에 잠을 제대로 못잤는데도, 좋았다. 저녁엔 비전간담회가 있었다. 집에 돌아와 마시는 맥주가 꿀맛이구나.

12, May (Wed) 🧃 🟠 🇺🇸

회의에서 계속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꿈을 꾸다 늦잠을 잤다. 하루종일 회의가 있었고, 정작 해야할 일은 제대로 시작도 못한 하루였다. 살구가 왔다. 녀석…

11, May (Tue) 🧃 🟠

분단위의 계획을 세웠음에도, 딜레이되는 일들이 생겨 결국 반도 끝내지 못했다. 오랜만에 샐랩을 가지러 가며 지난 4월의 토정비결 결과를 다시 열어봤다. 랜선가요제 본선이 있었다. 압도되는 웅장한 소리 휩싸여 잠시나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좋았던 만큼, 학우들도 좋은 시간이었다면 좋을텐데.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신경써야할 것과 신경쓰지 말아야 할 것을 무가르듯 나눴다. 똑바로 서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10, May (Mon) 🧃 🟠

전날 밤 꿈꿨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굴러가는 하루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하루. 저녁엔 예솔, 지나와 만나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또 타임 워핑을.. 하늘에 구멍이 뚫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쏟아져 내리는 비를 피할 곳이 없어, 가만히 쭈그려 앉아 혼자 오롯이 인내해야만 하는 시간처럼. 행복한 것들만 생각하기엔, 현실이 너무 쓰다.

9, May (Sun) 🧃

5월과 6월의 마음가짐을 생각해본 것만으로도 유의미했다 말하고 싶은 하루. 지난 여행을 정리했고, 밀린 일을 처리하고 있다.

8, May (Sat)

마지막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사색하다 대전으로 돌아왔다. 물리적인 짐과 정신적인 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시모토 히데유키의 음악을 반복해 들었다. 너무 깎고 싶던 손톱도 잘랐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천천히 한다.

7, May (Fri)

아침부터 예보된 비가 내렸다. 아침 영화를 보고 나오니, 예보대로 비가 그치고 해가 쨍했다. 요 며칠은 이렇게 생각한대로, 정해진대로 서프라이즈없이 흘러갔다. 이런 일상을 보내야, 많은 영화에서 서프라이즈를 느껴도 감당이 가능한 거라는 하는 순리를 배운 느낌이다. 오늘은 세 편의 영화를 봤다. 영화와 GV의 여운이 짙어, 맥주를 한 잔(이라 쓰고 5잔의 샘플러) 마시고 들어갈 예정이다. 전주에서의 마지막 밤.

6, May (Thu)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거진 4시가 되서야 잠들었다. 느지막히 일어나 (그래봤자 9시 반…) 씻고, 짐을 챙겨 나갔다. 자전거를 타고 팔복예술공장까지. 갈 땐 천변을 달렸고, 올땐 전북대 근처의 시내를 통해 왔다. 두 편의 영화.

5, May (Wed)

어제 뜻밖의 하이재킹으로 엄청 늦게 자버렸다.. (덕분에 영화값은 많이 아꼈어요 감사해요 JIFF ^^….)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전날 기념품으로 받은) 모찌를 먹고 영화를 보러갔다. 날이 좋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하루에 커피 네 잔은 무리다. 마지막 커피에선 정말 몸이 좋지 않아지는게 느껴질 정도. 대전에 올라가야하나 고민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좀 좋아졌다. 덕분에 맥주를 마시고 방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4, May (Tue) 🧃

자전거를 갖고 전주에 도착했다. 비가 내렸다. 대전에서 끝내고 오지 못한 일들이 많아, 밤맥주는 못마셨다.

3, May (Mon) 🧃

하루종일 회의와 투두 리스트 클리닝의 달리기였다. 내일은 드디어 전주로 떠난다. 자정이 다 되서야 짐을 쌌다.

2, May (Sun) 🧃

오랜만의 대단한 늦잠. 밀린 투두리스트를 지우려 밤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책상에 앉았다. 마지막 톨드어스토리 게바에 다녀왔고, 만화쉔을 먹고선 잠깐의 엑스포다리 산책. (훌륭했던 성심당 초코 크로아상까지!) 정말 멋졌던 한화의 롯데 스윕까지!

1, May (Sat)

오랜만에 여유롭게 보내는 주말의 시작. 자전거를 타고 톨드어스토리에 다녀오려다 쏟아지는 비에 다시 집으로와 차를 타고 갔다. 커피를 기다리며 스탠딩 책상에 서서 읽는 짧은 독서타임이 좋았다. 버섯 1kg 를 다듬어 냉동실에 얼렸다. 야구를 보며 구워먹는 삼겹살타임이 좋았다.